‘얽힘’의 관계성
‘얽힘’의 관계성
  • 승인 2019.08.1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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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전 새누리교회 담임목사
양자역학에서 만물의 최소 단위인 소립자는 서로 연관이 있는 입자끼리 ‘양자 얽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양자 얽힘은 서로 연관된 두 입자는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하나의 입자가 자극을 받아 상태가 변화되면 다른 입자도 동시에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존재하는 것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양자 얽힘 현상에 의하면 소립자로 구성된 우리 인간도 결국 관계적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모, 형제, 부부 혹은 친구 관계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어서 시공간을 초월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렇게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성은 자신과의 관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심리학에서는 다른 사람과 맺고 있는 관계에 따라 그 사람의 정체성과 자존감이 결정된다고 한다.

중국은 2016년에 양자위성을 발사하면서 양자위성에서 이 ‘양자 얽힘’을 실험했는데 2017년 8월, 우주에서의 ‘양자 얽힘’ 실험들이 모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우주에서도 ‘양자 얽힘’은 그대로 적용되더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얽힘’은 우주적 현상일 뿐 아니라 국제적 현상으로 세계의 모든 나라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그리고 문화 예술적으로 서로 얽혀있다.

최근 일본은 우리나라에 대해 3가지 핵심 소재의 수출 규제조치에 이어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배제함으로 규제품목의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 대해 경제적으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 할 만큼 도발적인 것이다. 이번 사태는 ‘얽힘’의 관계성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얽힘의 관계성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우선적인 문제는 한일 양국을 둘러싼 미국, 중국, 북한 등의 여러 국가들과의 관계이다. 한반도는 세계 패권주의를 놓고 대립과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동아시아의 패권을 노리는 일본의 야욕, 북한의 생존 전략, 그리고 우리 한국의 평화와 통일 문제 등이 집약되어 나타나는 곳이다. 우리는 이런 복잡한 다차 방정식을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현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과 북한 중 어느 한 나라와도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일본의 경제적 도발을 북한과의 평화경제를 통하여 극복하겠다는 문대통령의 발언은 지나치게 순진하여 보인다. 왜냐하면 북한과 ‘김정은’을 향한 문대통령의 짝사랑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연일 막말과 미사일을 쏘아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과의 관계가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과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치르겠다는 의지의 표명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

생각해 보아야 할 또 하나의 문제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얽힌 관계이다. 임진왜란 이후 일제 강점기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는 악연이라 할 만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경제와 스포츠, 그리고 문화예술계를 통하여 활발한 교류를 유지해 온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호감으로 또 한편으로는 미움으로 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또한 문화 예술적으로 얽혀있는 양국의 관계는 일시적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더욱더 인내하며 전략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생각해 보아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얽힘’이라는 관계의 문제는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관계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문제는 그 나라의 경제 생태계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생태계는 그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이 상호 긴밀하게 얽혀있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경제 생태계는 급속한 경제 발전과 성숙하지 못한 자본주의로 인하여 건강하지 못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번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는 현재의 잘못된 생태계를 새롭게 조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역시 대기업에 있다. 만일 대기업이 지금까지 중소기업에 대한 갑의 위치를 버리고 협력 파트너로서 상생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면 대기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상생관계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선도국가로서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어서 이번 사태를 맞아 우리 기업인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무척 크다. 그런 기대를 가진 국민들이 자발적 불매운동에 참여하며 우리 기업인들을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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