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갑니까?
갈 데까지 갑니까?
  • 승인 2019.08.13 21: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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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희생되는 것은 미래다”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대통령과 아베 총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넬슨 만델라는 악명 높은 인종 격리 정책에 저항하다 44세에 감옥에 들어가 71세 때까지 27년간 옥살이를 했다. 그는 감옥에서 대화의 중요성과 더불어 사는 가치를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보복 대신 화해와 용서를 몸소 실천했다.

남아공에 자유와 평등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넬슨 만델라는 324년간의 백인통치를 끝내고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취임식에 참석한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은 만델라 대통령에게 “진정 당신을 박해했던 그들을 미워하지 않나요.”라고 묻자 만델라는 “미워했지요, 그러나 어느 날 채석장에서 바위를 깨다 문득 그들이 내 육체는 뺏어 갔지만 내 정신과 영혼은 뺏어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 나는 이것만은 절대로 내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클린턴은 “감옥에서는 그렇다 치고 감옥에서 나올 때는 증오심이 다시 일어나지 않던가요.”, “이제 당신은 이것을 되돌려줄 기회를 얻었는데”라고 묻자 만델라는 “맞습니다, 그랬지요. 그렇지만 다시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나를 27년 동안이나 감옥에 가뒀는데 내가 이제 그들을 다시 증오한다면 나는 계속 갇혀 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지 않습니까, 나는 자유로워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증오를 털어 버리기로 했습니다.” 용서는 최고의 복수라는 말이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외교 문제가 결국 무역을 무기로 경제 전쟁을 불러일으키고 그 전쟁은 기업이 치르게 되었다” 어느 기업인의 말이다. 국제관계는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적이 있고 적의 적이 있고, 어느 나라나 국익을 위해 외교와 경제 정책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죽기 살기로 싸우기도 한다. 그러나 ‘협상’을 바탕에 깔고 싸운다.

미국과 중국의 협상력을 돋보이게 했던 사례가 작년 4월, 미·중 무역전쟁의 서막은 미국이 먼저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는 1천300여 품목, 500억 달러(약 53조 원)어치를 발표하며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기자 즉각 중국도 같은 액수의 품목을 발표하면서 “담판을 원한다면 대문은 열려 있다”(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고 협상이라는 옆문을 열었다. 전쟁이 시작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들이 “미·중 무역전쟁을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중국을 때리자 참모들은 중국을 달래고 나섰다.

일본과의 경제보복 싸움에서 대통령이 세게 나가면 참모들이 옆문을 열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지난 7월 이후 대통령의 참모와 민주당이 감정에 치우쳐 민심에 불을 지르고 편 가르기에 나서며 ‘국민감정’이라는 화살을 일본에 마구 퍼부었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 냉정치 못한 처신이다. 이 사태를 정부는 ‘갈 데까지 가보자’라고 강 건너 불처럼 보고 있다. 다급함도, 긴박함도, 위급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다급해진 민간 기업만 원자재를 구하러 요란스레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보복 이후 일본은 또 다른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린다. 우리의 신성장 동력 산업인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장치인 2차 전지 산업이 타깃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지도자는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는 사람이다. 우리 정부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외교적으로 문제 해결을 기대한다. 향후 3개월 이내에 양국 정상이 2~3차례 만날 예정이다. 늦어도 11월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전까지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타결해야 한다.

여름을 주명이라 한다. 夏爲朱明 氣赤而光明(하위주명 기적이광명), 즉, ‘여름을 주명이라 하니 대기는 빨갛고 빛은 밝다’는 의미다. 무척 더운 여름, 시원한 협상 소식을 기대 한다. 총을 쏘는 실제 전쟁도 협상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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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홍 2019-08-14 09:21:57
무더위에 시원하고 명쾌한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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