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태극기 옆에 두고 사진촬영
시민들, 위안부 문제 의미 되새겨
‘소녀상 되기’ 퍼포먼스가 대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직접 소녀상이 되어 사진을 찍는 운동이 SNS를 통해 전개 중이다. 소녀상 되기 퍼포먼스에는 평화 염원과 검열에 대한 저항 등의 의미가 담겨있다.
대구지역에 자리한 소녀상 앞에도 평화와 저항에 동참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있었다.
13일 오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인근에 설치된 소녀상에는 작은 꽃다발과 태극기, ‘어머니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엽서 등이 놓여있었다.
친구와 함께 소녀상 앞에 선 대학생 손나영(여·23·경북 경산 하양읍)씨는 꽃다발과 태극기를 갈무리한 후 소녀상 옆 빈 의자에 앉았다. 손씨의 친구는 휴대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어주며 소녀상 되기 운동에 함께 했다.
여름방학 중 동성로를 찾았다는 손씨는 “15일 광복절이 다가오고 있다. 광복을 맞기까지, 또 그 후에도 이어진 아픈 역사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지면서 소녀상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됐다”며 “반성의 기미는커녕 문화예술에 있어 표현의 자유까지 억압한 일본을 보면서 일본군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이 느끼고 있을 분노와 고통을 조금이나마 헤아리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퍼포먼스 동참자 곽모(여·29·대구 북구 관음동)씨는 최근 불거진 혐한 극우인사들의 소녀상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 논란에 치를 떨며, 소녀상 되기 운동의 의미를 되새겼다.
곽씨는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소녀상을 향한 조롱과 모욕적인 언사에 울화가 치민다. 대구에서도 소녀상 키스테러와 같은 일들이 있었는데,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며 “소녀상 되기 운동은 단순히 사진을 찍어 올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반전평화, 여성인권 보장을 향한 강한 의지 표출이자 실천을 위한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