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나뭇잎 새로 솔바람 춤을 추고
한적한 법이정 정자
인걸은 간 곳 없고 빈 객 뿐이라오
산새들 노닌 자리 한가롭고
산 너머 운무에 실려 온 솔바람
풀벌레 울음 따라 문안 편지 찾는다
활엽수는 부채 살로 허공을 가르며
나비처럼 살랑대는 고운 자태
긴 여름 열대야는 어느 새 옛말
솔바람 너울너울 춤을 추며는
너도 좋고 나도 좋아라 너울 춤사위
산등성이 타고 도는 솔바람이시여
◇김창석 = 경북구미 출생인 작가는 아시아문예로 등단했다. 현재, ‘아시아문예’ 대구지사장으로 활동 중이며 ‘홍익출판사’ 대표를 맡고 있다.
<해설> 심심산골 법이정 정자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드나드는 송진향기 바람 마시며 풍경소리며 새소리 법문 드는 아취 고고하여라. 그에 덩달아 활엽수는 부채질이고 솔바람에 묻혀오는 풀벌레 선율을 잔가지에 걸어두고 서경의 아취를 가슴 오선지에 기록한다. 가끔은 적막의 공간에서 세상사 번뇌 말끔히 씻어봄직도 하다. 그게 우리의 지친 영혼을 달래는 상지(上智)의 묘수일 테니….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