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이라는 브랜드
‘낮잠’이라는 브랜드
  • 승인 2019.08.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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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자유기고가
쉼 없이 처리해야 될 업무속에서 수많은 ‘감정노동’을 겪다 보면, 어느새 고된 하루가 가버린다. 또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여건은 일에 대한 강박관념을 더하게 만든다. 그래서 일까? 요즘 직장인들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다가 극도의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후군’을 많이 호소한다. 일부에서는 번아웃 증후군의 해결책으로 ‘낮잠’을 권장하는데 낮잠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을 주어 업무 능률과 창의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가지각색일 것이다. 그 중에 하나로 시간의 효율성과 집중력을 위해 낮잠을 즐긴 이들이 많다고 한다. 먼저 윈스턴 처칠은 밤늦게까지 일하면서도 매일 2시간이나 낮잠을 잤는데 특히 독일의 대공습 때에도 낮잠을 잤다고 하니, 그의 낮잠은 2차세계대전 승리의 기여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또 멍청한 사람은 8시간이나 잔다고 말한 나폴레옹이나, 수면은 ‘나쁜 습관’이라고 말한 발명왕 에디슨도 낮잠을 즐겼으며, 하루 4시간 밖에 자지 않은 영국의 대처 전 총리도 반드시 낮잠을 잤다고 한다.

격동의 세월을 보낸 근·현대사에서 잠을 줄이며 공부하고 일하는 것은 하나의 미덕이었다. 그러나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나 알래스카 유조선 기름유출사고 등 대형사고의 원인은 수면부족으로 인한 담당자의 실수에 기인했다고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대부분을 밖에서 보내는 직장인에게 잠은 늘 부족하다. 일을 멈추고 무의식의 세계에 빠져 스트레스를 모두 잊어버리게 만드는 낮잠은 그 어떤 것보다도 달콤할 때가 많다.

이제 더 이상 ‘낮잠’을 단순한 게으름으로 보는 시각이나 직원 복지차원으로만 접근할 일은 아닌 거 같다. 사무실 딱딱한 의자에 기대어 눈치 보며 쪽잠을 자는 것보다는 개인의 건강과 사회적 능률 향상을 위해 제도적·산업적인 측면에서 ‘시에스타’(낮잠) 정책 마련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또한 빠르게 힐링을 원하는 ‘패스트 힐링’이 부각되면서 수면카페 등 시에스타 산업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으며 낮잠 공간을 제공하는 영화관까지 등장한 걸 보면, 낮잠에 대한 현대인들의 니즈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본다.

뜨거운 여름을 가져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도 낮잠문화와 관련된 관광상품이나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슬리포노믹스’(잠과 경제의 합성어로 바쁜 현대인이 숙면을 위해 많은 돈을 기꺼이 지불하는 수면산업)라는 도시 브랜드를 선점해 지역의 관련 산업 활성화와 도시 마케팅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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