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이혼(가짜 이혼)
가장이혼(가짜 이혼)
  • 승인 2019.08.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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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대구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
가장이혼이란 ‘가짜 이혼’을 말하는 것으로 진정으로 혼인 관계를 해소할 의사도 없고 혼인 파탄의 사실도 없이 다른 목적(예 : 조세의 회피, 채권자의 강제 집행의 회피)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형식상 이혼 신고를 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에서 가장이혼으로 인정될 경우 이혼은 무효이고, 이혼으로 가족관계증명서(과거의 호적에 해당)가 정리되어도 그 효력은 무효이며 ‘법률상 부부’로 인정된다.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면 일반인의 기준으로는 가짜로 이혼하는 경우에도 ‘가장이혼’이 되기는 상당히 힘들고 대부분 적법한 이혼으로 취급된다.

판레는 ‘법률상의 부부관계를 소멸하려는 당사자 간의 합의가 있어 이혼이 성립한 경우 그 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당사자 간에 이혼의 의사가 없다고 말할 수 없고, 이혼이 가장이혼으로서 무효가 되려면 누구나 납득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부부 사이에 남편 명의로 상당한 재산이 있는 상태에서 남편의 사업 부도로 남편에게 거액의 채무가 발생하였고, 조만간 그 채무로 인하여 남편 재산에 대한 경매 등으로 재산이 소멸될 염려가 있는 경우 그 재산을 조금이라도 보호하기 위하여 부부가 상의 끝에 이혼하고 이혼 이후에도 서로 원만히 지내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서로 합치기로 약속한 후 이혼을 한 경우 가장이혼이 문제된다. 위 경우 부부 사이에 서로 ‘부부 재산의 보호’라는 목적이 있어도 이혼할 의사가 100% 있었던 것은 분명하므로 법률상으로는 가장이혼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부부별산재가 채택되었고, 혼인 중 부부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부재산의 소멸을 방지하기 위한 이혼은 거액의 채무와 무관한 다른 일방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므로 가장이혼을 좁게 해석할 수밖에 없다. 부부별산재이므로 실제로 부부 공동 노력으로 아파트를 구입하였지만 그 명의만 남편 단독으로 한 경우 법률적으로는 ‘공동재산’이 아니고 ‘남편 단독 재산’이 된다. 따라서 남편이 거액의 채무를 지고 부도가 발생한 경우 부인이 채권자들에게 ‘그 중 1/2은 내 재산이다’라고 할 수가 없다. 이 시점에서 남편이 자신 명의의 아파트를 부인 앞으로 증여하거나 매매한 것으로 처리한 경우에는 ‘사해행위(재산을 빼돌리는 행위)’라고 하여 다시 원상회복되므로 부인 입장에서는 같이 노력하여 구입한 아파트를 눈앞에서 고스란히 없어지는 것을 구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혼을 하여야만 남편의 재산을 부인에게 재산분할 명목으로 이전할 수 있고, 이는 적법하고 정당한 재산분할이므로 사해행위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는 혼인 중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부 중 일방이 많은 채무를 부담할 경우 다른 배우자에게 남은 재산을 순조롭게 넘겨주기 위하여 부득이 이혼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 명목으로 재산을 넘겨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혼은 일반인의 기준으로는 ‘가짜 이혼’, 가장이혼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실제 본인들의 입장에서는 부득이한 선택이고 법원도 이를 가장이혼으로 인정하지 않고 ‘하여튼 이혼할 의사는 있었다’는 이유로 정당한 이혼으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사실상의 가짜 이혼을 막기 위하여는 하루 빨리 혼인 중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는 것으로 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현재 장관후보자 동생 부부의 가장이혼 여부를 두고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내용을 보면 위 사례와 같이 남편 사업 부도로 인하여 부부 재산이 소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이혼을 선택하여 재산분할을 하였지만 이후에도 이혼한 동생 부인이 계속하여 시댁사람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심지어 이혼 후 사망한 시아버지 산소의 상석에도 며느리로 표시되어 있어 문제가 있는 듯이 보이지만 판례에서 살펴보면 가장이혼에 해당할 수 없고, 이러한 기형적인 이혼을 할 수밖에 없는 우리 법제도에서는 장관후보자나 동생부부가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다만 장관후보자는 동생 가장이혼 문제 이외에도 재산, 자녀 대학진학 과정, 아들 입대 등 드라마 SKY캐슬 식 이야깃거리를 계속 양산하고 있어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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