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
배웅
  • 승인 2019.08.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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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물앵두 꽃 지는 운문호 물결을

산그늘이 다림질할 때

지는 해에 닿으려 물속 길은

걸어 나온다

하루를 살아내며 매만진 시의 언어들은

마지막으로 쏘아대는 화살촉

해가 사라지며 남긴 그늘에는

잠들기 전 우루루 모여

비린 부리를 닦는 두루미들

물앵두 가지가 뚝뚝 떨구는 꽃은

붉다, 뼈 속까지

거룻배처럼 남아서 흔들리는 나는

해에게 검은 외투를 입혀준다

먼 길 잘 다녀오라고

◇김건희= 미당문학 신인작품상 수상 등단, 이상화문학제 백일장 대상, 최충문학상 수상, 형상시학 회장

<해설> 초록빛 짙은 봄날 물앵두가 무르익어갈 때쯤을 근간으로 하여 하루 낮 동안 스쳐간 일상들을 잔잔하고 정갈한 시어로 갈무리하고 있다.

비린 부리 닦는 두루미와 해에게 외투를 입힌다는 것은 밤을 의미한다. 그리고 먼 곳 잘 다녀오라는 듯 모서하면서…. 배웅의 아쉬움보다 더 진한 인연의 그리움이 가슴을 찡하게 한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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