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런트 워' 빛의 세계 표준을 위한 천재들의 전쟁
'커런트 워' 빛의 세계 표준을 위한 천재들의 전쟁
  • 배수경
  • 승인 2019.08.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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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류와 교류 송전방식 둘러싼
에디슨·웨스팅하우스의 격돌
대중의 공포·언론을 이용하는
사업가 에디슨의 모습에 집중
토론토영화제 혹평 후 재촬영
배우 힘만 믿기엔 밋밋한 108분
커런트워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만들어진다’라는 말과 함께 발명왕으로 널리 알려진 에디슨. 알을 품어 병아리로 부화시키는 어미 닭을 유심히 관찰하다 양계장에 몰래 들어가 온종일 달걀을 품고 있었다는 소년의 에피소드를 들으면 누구나 에디슨을 떠올릴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발명왕 에디슨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영화 ‘커런트 워’가 22일 개봉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홀랜드, 니콜라스 홀트, 마이클 섀넌 등 출연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개봉전부터 기대를 불러일으킨 ‘커런트 워’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전기 표준 송전방식을 둘러싼 전류(current) 전쟁에 관한 이야기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직류(DC)와 교류(AC),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 컴퍼니와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컴퍼니의 격돌이다.

커런트워

1879년의 마지막 날, 에디슨은 미국 뉴저지에서 탄소필라멘트 전구를 처음 세상에 공개한다. 그가 이때 사용한 전기 송전방식은 바로 직류. 그렇지만 직류는 많은 발전기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의 회사에 고용된 테슬라(니콜라스 홀트)는 교류방식의 효용성을 주장하지만 에디슨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에 맞선 웨스팅하우스는 멀리까지 전기를 보낼 수 있고 비용도 절감되는 교류방식을 선보인다. 그의 도전에 위기감을 느낀 에디슨은 ‘역사가 기억하는 한 사람’이 되기 위해 교류전기의 위험성에 대한 소문을 퍼트리기 시작한다. 이런 소문을 뒷받침하기 위해 말을 감전사 시키는 등 사람들의 공포심과 언론을 적절히 이용하는 비열한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에디슨의 제품은 효율적이어야 하는데 살인도구가 효율적일수는 없다’며 군수품 개발과 전기의자 개발의뢰를 거절한 그는 교류전기를 이용한 전기의자 개발에는 은밀한 조언을 한다. 교류전기는 죽음의 에너지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서이다. 에디슨과 웨스팅하우스는 시카고에서 열릴 세계박람회를 앞두고 또다시 격돌하게 되지만 결국 이 대결의 승자는 웨스팅하우스가 된다.

현재도 가정 및 산업용 전류를 교류를 사용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는 전류전쟁의 승자는 웨스팅하우스라고 봐도 좋다.

“나는 12번을 넘게 살아도 다 못 만들만큼 아이디어가 많다”며 백열전구, 축음기, 영사기, 영화촬영기 등 1093개의 발명특허를 지닌 에디슨이지만 영화속 그는 연구에 몰두하며 새로운 것을 발명해내는 발명왕의 면모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더 많이 보여준다.

커런트워

영화는 에디슨(베네딕트 컴버배치)과 테슬라(니콜라스 홀트)의 대결보다는 에디슨과 웨스팅하우스(마이클 섀넌)의 대결 쪽에 더 가깝다. 그렇지만 영화 속에서 두사람이 마주치는 장면은 극히 보기 드물다. 에디슨과 웨스팅하우스의 대결을 한 화면에서가 아니라 각자의 인물 중심으로 왔다갔다하면서 보여주다보니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힘들고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이 든다. 어둠에서 빛의 세계로 나아가는 시대를 그리고 있기 때문인지 화면은 전체적으로 어둡다.

전류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보는데 무리는 없지만 직류와 교류에 대해 조금 알고가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커런트 워’는 지난 2017년 제작되어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선보였으나 혹평을 받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재촬영과 재편집을 한 후 이제야 개봉을 했다. 재촬영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힘만 믿고 끌고 가기에는 108분의 시간이 버거운 느낌이 든다.

전작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로 2015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알폰소 고메즈-레존 감독이 연출을 맡고 ‘올드보이’와 ‘아가씨’의 정정훈 감독이 촬영을 맡았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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