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 넘어야 할 고개
대구경북이 넘어야 할 고개
  • 승인 2019.08.2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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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경북 대학교 초빙교수·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대구경북이 넘어야 할 고개가 많다. 정치적 소외, 경제침체, 영남정신의 쇠퇴등 많은 분야에서 험난한 고개를 넘어야한다. 가장 힘든 언덕이 인구감소로 인한 영남의 쇠퇴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거의 50%가 수도권에에 살고 있다. 1000대 기업 본사의 74% 가 수도권에 소재한다. 국세의 55%가 수도권에 집중된다. 지방의 인구 유출이 심해 향후 30년내에 전국 226개 시군구중 37% 가 소멸될 위기이다. 사회경제적 여건변화에 따라 인구의 이동은 불가피하다.

영국의 인구문제 연구소는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인구가 감소되어 지구상에 없어지는 나라로 전망하였다. 없어지는 해는 2750년이다 지금부터 731년 후이니 얼마남지 않았다.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 유출을 심각하다. 청소년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10년간 대구는 11만1천 명, 경북은 9만6천 명의 청소년(9~24세)이 지역을 떠났다. 1년에 약 2만1천 명의 청소년이 대구경북을 떠난 것이다. 청소년이 떠나고 거대한 양로원으로 변해가는 대구경북이다.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우선적으로 인식하고 감소 방지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한다. 웅도 경북이라고 하였고 국가 산업발전의 터전이었던 대구경북이다. 대구경북의 위상이 인구규모부터 추락한다. 2009년 년 3월 기준 대구인구는 246만, 경북인구는 267만 명이다. 인천은 296만이 되어 조만간 300만을 돌파할것으로 전망한다. 대구경북을 다 합치면 51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광주와 전남북을 합치면 516만이다. 1970년대 말 서울인구가 543만이고 경북 인구가 서울 다음으로 447만이었다. 인구가 급속히 줄어드니 지방 자치단체도 소멸될 위기이다. 지방 소멸 2018 보고서(한국고용정보원)에 의하면 30년안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전국 89개 지자체중 경상 북도가 19개이다. 23개 시군중 19개 단체가 소멸될 전망이니 심각하다. 의성군이 소멸 1위이고, 군위, 청송, 영양군이 뒤따른다. 2019년 2월 21일 경북 상주시청 직원들은 검은색 넥타이와 검은색 상복을 입고 출근했다. 인구 10만이 무너져서 죄송하다면서 한 행동이다. 10만이 무너지면 조직 축소 등 여러 가지 불이익도 따른다.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열심히 해보자는 자세이나 상복을 입어서 해결될 상황은 아니다. 사람이 떠나니 산업도 떠나 지역경제가 침체의 악순환에 빠지는 상황이다. 지자체가 할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별로 없다.

대구와 경북이 상생하고 국가의 중심에 서기위해서는 ‘산업의 상생’, ‘사람의 상생’, ‘지역의 상생’이 필요하다고 강조 했다. 세가지 상생 요인중 가장 중요한 것을 뽑으라면 사람의 상생이다. 글로벌 시대, 4차산업혁명시대, 인공 지능(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 ‘소프트 파워’이다. 소프트파워는 사람에서 나온다. 사람의 상생은 인적 교류와 인식개선으로 출발한다. 대구와 경북의 인적 교류는 공직자간에 부분적으로 이루어진다. 더 확대되어야하고 실무자들의 협조도 필요하다. 다만 상생의 추진 주체인 공직자의 상생 전략과 인식은 아직도 미흡하다. 대구와 경북의 협조는 물론, 경북 인근 시군과의 협조나 공유, 공동체나 상생 인식도 부족하다.

지난달 8일 정책 네트워크 포럼이 주관이 된 지역 이전 공기업, 지방 정부, 지역 대학의 공동 상생 방안이 대구 TBC 방송국에서 개최되었다. 지방 이전 기관과 지역간의 실질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취지에 비해 지자체 참여나 관심은 미흡했다. 지방 인구 감소를 막고 인구의 지방 유입을 추진하는 것이 지방의 공통적 과제이다.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과거에는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했다. 물적 시설의 지방 이전이다. 지금은 新 지역 성장 거점 육성 정책을 추진한다. 산업중심의 지방의 특성과 경쟁력을 살리자는 정책이다. 대구와 경북의 협력방안을 도출하기위해 8월 9일에는 대구경북 도농상생 포럼 주최로 울진에서‘도농상생을 통한 경북 북부권의 활력화’심포지엄도 개최되었다. 인구감소는 물론 지역소멸 상황이 가장 우려되고 있는 경북 북부권이다. ‘울진군 로컬푸드 미식 관광과 도농상생’에 대한 울진군 관계자의 발표나 오익근 계명대 교수의 관광과 해양 중심의 울진 개발 방안은 참여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농업과 수산 중심의 울진 개발 방식을 탈피하고 새로운 발전 방안을 제시한것은 매우 신선해보였다.

과제와 내용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상생의 추진주체인 지자체의 참여가 미흡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역 인재채용, 산학협력, 지자체간의 협조와 정보 공유가 매우 절실하다. 인근 지자체간에도 경쟁할 것은 경쟁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한다. 지방을 살리기 위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지역 인재채용을 적극추진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지방 이전 기관의 지역 인재 채용 실적은 기대보다 미흡하다. 정규직 총 신규채용 목표 427명중 이전 지역 지역 인재는 98명으로 22.8% 이다. 2022 년까지 30% 목표를 하고 있다. 지자체와 대학, 공기업이 눈을 부릅뜨고 추진 상황을 체크해야한다. 그러나 절박성과 열의가 부족하다. 인구 유출 방지는 우리 앞에 놓여있는 가장 높고 험한 고개이다. 공직자들만의 과제는 아니며 대구시민과 경북 도민이 후손을 위해 반드시 성공시켜야할 시대적 소명이다. 인구 소멸 언덕을 넘지 못하면 대구경북은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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