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떻습니까> 대경대학 유진선 총장
<요즘 어떻습니까> 대경대학 유진선 총장
  • 이종훈
  • 승인 2009.02.0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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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문 직업교육대학으로 우뚝 서겠다"
"불필요한 과목 없애고 시대 트랜드에 맞게 교육
기업이 원하는 지식과 실무능력 갖춘 인재 육성"
유진선(49·사진) 대경대학 총장은 1993년 경북 경산시 자인면에 ‘실무중심의 특성화 교육’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대학을 설립했다. 현재 11개학부, 9개학과, 34개 전공분야에 4천600여명의 학생들이 향학에 열정을 쏟고 있다.

대경대는 인적자원부가 지난 2007년 발표한 대학 취업률 통계보고서에서 98.2%로 B그룹(졸업자수 1000명 이상 2000명 미만) 1위를 차지했다. 3년 연속 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대경대의 높은 경쟁력에는 유 총장의 노력과 철학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총장을 만나 대학설립에서부터 지금까지 학교경영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미래의 대경대’ 등을 들어본다.

-너무 젊은 32세의 나이에 대경대학을 설립했는데…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강사생활을 병행했습니다. 그런데 강의를 맡았던 대학에서 갑자기 무 자르듯 자르더군요. 신혼 때였는데 참으로 암담했습니다. 부산에 있는 모 대학에 자리를 얻기는 했지만 당시 풍토가 쉽게 교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내가 대학을 만들기로 결심 한 것이죠.

젊은 사람이 학교를 설립한다고 하니 교육부 공무원들이 첫마디가 ‘아버님 심부름 왔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교육공무원들이 만나 주지도 않더군요. 사흘 밤낮을 서류꾸러미를 안고 당당공무원 집 근처에서 자장면을 시켜먹으며 기다리니 ‘감동했다’며 도와주겠다고 하더군요.

당시 4년제 대학설립에 대한 유혹도 있었지만 프랑스에콜(Ecole)형태의 소수정예학생에게 퀄리티교육을 실시하며 세계인들에게 문이 열린 글로벌한 직업교육대학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4년제 대학은 이미 세계적인 대학들이 많고 우리가 경쟁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뷰티, 메이크업, 모델, 호텔조리, 관공 등 문화콘텐츠 및 직업교육 분야에서 세계수준의 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개선만이 살아남는 길이라 생각하며 교육내용, 교수진, 교육시설, 교육행정 까지 모든 점에서 한발 아니 반발이라도 앞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15년 만에 가시화돼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정보공시에 저희대학이 3년 연속 취업률 전국 최고 성적을 기록했고 다른 모든 데이터가 최상위 수준에 이르러 있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낍니다.

-대구경북의 미래가 교육에 있다고 평소 말씀하셨는데 그 의미는.

▲최근 국제회의 참석차 미국 보스톤을 다녀 온 적 있습니다. 미국경제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보스톤은 불경기가 없다고 합니다. 질 좋은 사립 중·고·대학교가 많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해 세계각지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러 옵니다. 대구경북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섬유산업도 중요하고 벤처기업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국제적 흐름과 지역여건상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대구경북의 새로운 성장 동력은 ‘교육’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경북은 조선조 유학연구에 힘쓰던 문인이 많았던 사림파(士林派)의 교육본거지였습니다. 현재 경산에만 14개의 대학이 있습니다.

이러한 대학들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려는 노력은 부족합니다. 교육과 경제가 따로 놀고 있는 것입니다. 초등학교때부터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적성과 소질을 살려줄 액티브 티가 가능하게 도와줘야합니다. 중고등학교때는 선택과 집중을 하도록 해 과도한 수업부담도 줄여주고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집중적으로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지역에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풍기지역은 인삼이 유명하니 인삼학교를, 안동은 관광학교 등 지역마다 특성에 맞는 학교를 설립하는 것입니다.

현재 저희대학만 해도 전체 학생의 60%가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유학 온 학생들입니다. 대구경북 경제에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구경북의 대학들이 함께 힘을 모아 외국학생뿐만 아니라 전국학생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완전히 새롭게 변신해야합니다. 여기에 대구경북의 희망찬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행 입시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명문대에 많이 들어가면 좋은 학교라는 인식부터 사라져야 합니다. 1%의 엘리트를 기르기 위해 99%가 들러리가 돼서는 안됩니다. 99%의 모든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줘야합니다. 각자 자기분야의 1%가 돼 100개의 1%가 모인 100%의 나라가 돼야 하는 것입니다.

최근 4년제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요리사가 된 사람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는 자신이 하고 싶어 하고 즐거워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면 세계 어디에서든 취업의 문은 열려 있는 것입니다.

수능을 일괄적으로 준비시켜 보게 할 것이 아니라 수학 잘하는 사람, 음악 잘하는 사람, 요리 잘하는 사람 각각을 모아 수준 높은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최근 뉴스피플지 선정 ‘2008년 대한민국 10대 인물’로 선정 된 비결이 있는지요.

▲아직도 할일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큰 상을 주신 것 같습니다. 32세에 학교를 설립하고 내실 있는 교육,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 왔습니다. ‘교육도 경영’의 한 분야라는 생각으로 고객인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에 최우선을 뒀습니다. 학과에 있어서도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거나 최초의 학과를 과감하게 설립하고 지원했습니다.
대경대학 전경.

그리고 최근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취업에 교직원 모두가 최우선적인 관심을 기울이도록 했습니다. 늘 우리지역에서도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대학은 서울대학 나름대로 역할이 있고 대경대학은 대경대학만의 색깔과 역할이 분명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명문직업교육대학’으로 발돋움 하기위해 개교 이래 전 교직원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번에 피겨스케이트의 김연아 선수와, 최초우주인 이소연씨와 함께 선정된데 대해 매우 영광으로 생각하며 제 개인의 영광 이라기보다는 저희 대경대학인 모두가 10대 인물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며, ‘세계명문직업교육대학’으로 우뚝 서달라는 또 하나의 채찍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평소 교육에 있어서의 소신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교육은 무엇보다 실질적인 교육이 돼야합니다. 교육을 위한 교육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실사구시’(實事求是)가 가장 중요 하겠지요. 학생들은 취업난을 기업에서는 마땅한 인재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대학에서 제대로 가르치고 만들어 놓았는데 취업난을 걱정한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2-3년 대학이라면 취업만큼은 당연히 성적이 좋아야 합니다.

대학이 취업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업이 원하는 지식과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만들어 놓는 게 대학의 역할입니다. 오히려 대학에서 그만한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전문성을 확고하게 갖춘 사람으로 만들어 놓으면 기업에서 오히려 찾아오겠지요. 빵 하나를 잘 만들고, 세계요리 만큼은 남부럽지 않을 만큼 만들 실력이 된다면 취업과 구직란 두 가지를 다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늘 학생들에게 Excellent 하기보다 Different 한 인재가 되라고 이야기 합니다. 남들이 직립보행을 할 때 갈지(之)자로 걷고 갈지자로 걸으면 직립보행을 하라는 식입니다. 남들과 같아서는 글로벌 무한경쟁에서는 결코 이길 수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저희 대경대의 교육은 크게 두 가지 콘셉트로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을 시키자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과목은 없애면서 끊임없이 커리큘럼을 변화하자는 겁니다.

대경대학은 시대의 트렌드에 맞게 계속 변화를 추구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재미있어야겠다는 것입니다. 수업 자체가 학교로 오고 싶을 만큼 재미있어야 합니다. 교육을 아무리 잘 시켜도 그 자체만으로 만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적인 교육, 재미난 교육, 이 두 가지의 교육 콘셉트를 가지고 대경대학을 지금까지 운영 해 왔습니다.

-대경대학만의 독특한 교육프로그램은.

▲한마디로 저희 대학은 철저하게 실무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헤어디자인과 학생이라면 그들은 헤어살롱에서 마치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한 것처럼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호텔조리과는 호텔 레스토랑과 똑 같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해서 철저하게 실무적인 교육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정말 졸업을 해서 취업을 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바로 현장과 적응할 있도록 우리들이 얘기하는 산학일체형 CO-OP교육, 이러한 교육이 우리학교에 최대의 강점이자 타 대학과의 차별성입니다.

10여년 전 당시 인기 탤런트였던 노주현 씨를 교수로 채용했던 적이 있습니다. 연극영화과 학생들은 현직 탤런트 중 가장 인기 있고 경험이 풍부한 노씨의 강의를 학생들도 매우 유익하게 들었습니다. 그러나 전국 학장회의에서 소위 ‘딴따라’를 교수로 채용했다고 비난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4년제 대학뿐 아니라 많은 대학들이 연예인을 교수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늘 이런 식이었습니다.

얼마 전 교육부로부터 감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교육부 고위공무원이 15년이란 짧은 기간동안 대경대학이 이렇게 눈부시게 발전한 원인이 어디 있냐고 물어 보더군요. 그래서 교육부에서 하라는 반대로 하니 성공 하더라 라고 말했습니다.

교육부의 탁상 행정에 대한 저의 일침에 교육부 공무원도 전적으로 공감을 하고 떠났습니다.
저희 대경대학은 명문직업교육을 실천하는 대학입니다. 세계의 직업교육의 변화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대학도 특성화된 직업교육에 맞추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서 산학일체형 CO-OP교육을 바탕으로 한 특화된 학점제도, 커리큘럼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취업률이 높습니다.

요즘 4년제 졸업해도 취업불황은 극에 달합니다. 취업률도 3년 연속 1위를 했습니다. 최근 국가고객만족도 에서도 대한민국전체 4위를 했고 이공계 대학을 제외하고 대학부문에서 1위를 했습니다. 시대변화에 맞춰 대학교육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사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온 결과물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교육이 명문대 위주로 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요즘 학생들에게 뭐가 될 것인지 물어보면요. 우리 때만 하더라도 법대에 진학해서 법관이 되겠다. 아니면 의대, 상대를 간다고 했어요. 요즘 세대들은 다양한 직업군을 애기합니다. 토탈스페셜리스트, 헤어디자이너, 요리사, 예술가가 되겠다고 합니다. 미래직업에 대해 다양한 형태로 얘기 합니다. 중·고등학교를 보면 4년제 대학 진학률을 먼저 생각합니다. 서울대에 입학하고 일류대학으로 입학 하면 입구에다 현수막을 겁니다. 아직까지도 학부모님들이나 학교 측 모두 아날로그적인 사고를 갖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학생들의 다양성을 이해해 주고 인정해 줘야 합니다.

성적으로 우열을 평가하지 말고 재능과 적성, 그리고 다양성을 인정해 줄 수 있는 교육체제로 바뀌어야 합니다. 강호동, 유재석 이런 분들이 학력을 떠나서 우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과거에 해왔던 식으로 천편일률적으로 우열을 가리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문대학이 상당히 시대에 맞게 바르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대경대 학과에 대해 말씀 해주시죠.

▲요즘 할매 곰탕집도 원조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뷰티, 경호, 경찰, 모델은 우리학교가 원조입니다. 최근에는 전국 최초로 방송MC과를 개설 했습니다. 동물조련이벤트과. 자동차딜러과. 국제모델과. 국제 관광과, 국제태권도과를 대학최초로 설립했습니다.

올해부터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을 실시, 경찰행정과, 경호행정과, 관광호텔과, 호텔조리과, 모델과, 유아교육과 , 뷰티디자인과 등은 4년제 학위를 주고 있는 학과들입니다.

또한 실력 있는 학생들을 모아 두개 이상의 한식. 양식, 중식 자격증을 줄 수 있도록 조리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조리마스타과를 만들었습니다. 조리마스타과는 고급 요리로 바로 들어갑니다. 시대 트렌드에 맞춰서 직업도 변화된 만큼, 전공교육도 변화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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