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다
조국,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다
  • 승인 2019.08.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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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면서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삼십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사오십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육칠십대는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며 “조 후보자 딸에 관한 국민의 분노와 허탈함은 법적 잣대이전의 문제”라고 일갈했다. 한국당을 포함한 야권은 특검·국정조사방안을 제기하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을 달게 받겠다”면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는 일반 여론은 쉽게 가라앉을 분위기가 아니다. 더구나 조 후보자는 법을 어긴 다수 혐의로 수사받을 가능성이 있는 처지다. 부동산 차명 보유, 웅동학원 채무 면탈, 사모펀드 투자,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접수된 고소·고발만 5건이다. 이런 인물이 어떻게 검찰을 지휘하고 사법개혁을 주도해야 할 법무장관 후보자란 말인가.

그런데도 청와대는 ‘정면돌파’ 기조에 변화가 없고 집권당인 민주당은 조 후보자 방어에 이성을 잃은 상태다. 청와대는 하루 만에 6300여 명의 동의를 얻은 조 후보자 딸 학사학위 취소 국민청원을 돌연 비공개로 바꿨다. 비공개로 바꾼 이유를 모를 사람은 없다. 청와대의 횡포다. 민주당도 조국 구하기에 나섰다. 의원총회를 열고 “조국 문제는 정권문제”라며 128명 의원 전원을 조국살리기에 동원했다. 민주당은 조 후보 관련 의혹에 대응하는 데스크포스까지 가동 중이다.

조 후보자의 내로남불 행태를 꼬집어 ‘조로남불’, ‘조국 캐슬’ 등의 신조어가 돌고 있다. 조 후보자는 고려대, 부산대와 서울대 학생들이 촛불집회를 하겠다고 나선 뒤에야 심각성을 인식한 듯 “위법하지 않다”거나 “열심히 인턴 생활을 한 정당한 성과”, “가짜뉴스”라던 기존의 입장에서 “당시 제도가 그랬다. 법적으로 문제없다. 나 몰라라 하지 않겠다” “회초리를 들어 달라. 향후 더 겸허한 마음과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너무 늦었다.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학생들과 고려대생들이 23일 촛불집회를 열었고 부산대는 28일로 예정하고 있다. 적폐청산을 외쳤던 현 정부와 그가 평등과 공정, 정의를 내세울 자격이 있느냐는 주장이다. 촛불집회를 동력으로 출범해 ‘촛불정권’이라 불리는 현 정부가 또 다른 촛불집회의 성토 대상이 된 것이다.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다. 후보직을 사퇴하고 검찰수사를 받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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