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의심되는 4억 짜리 분수
실효성 의심되는 4억 짜리 분수
  • 정은빈
  • 승인 2019.08.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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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리네거리에 휴식공간 조성
630m 떨어진 곳도 분수 운영
차금영 서구의원 “쉼터 확대
난방 지원 등 실질 대안” 주문
구청 “수증기 쿨링 효과 도움”
서구분수
대구 서구청이 지난 13일 평리네거리에 면적 90㎡, 가로 3m, 세로 70cm, 높이 6m 규모 분수를 완공했다. 정은빈기자

대구 서구청이 무더위 대응을 이유로 도로 곳곳에 조형물에 가까운 수경시설을 확대 설치하자 일각에서 예산 낭비 지적이 나온다. 실효성보다 보여주기에 치우친 행정이 아니냐는 우려다.

27일 대구 서구청에 따르면 서구청은 지난 1월부터 8개월 동안 사업비 5억원으로 평리네거리 일원 230㎡에 휴식공간을 조성하면서 분수를 1개 설치했다. 전체 예산 중 4억원은 분수 설치에 쓰였다. 분수시설인 조형물은 면적 90㎡ 가운데 가로 3m, 세로 70cm, 높이 6m로 세워졌다.

분수는 중간 조형물의 분출구 총 23개에서 물줄기가 뿜어 나오는 식으로 가동된다. 이 조형물은 아래로부터 각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초록색 반원 1개와 원형 3개가 층층이 쌓인 형태다. 서구청은 경관 개선을 위해 서구 상징마크를 본 따 분수 조형물을 디자인했다.

이 시설 필요성에 서구의회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평리네거리에서 불과 630여m 떨어진 서부소방서 동편에서도 지난해 6월부터 5억원을 들인 분수가 운영되고 있어서다. 분수 1개 설치에 수억원이 필요한 만큼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칫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차금영 구의원은 제212회 서구의회 1차 정례회에서 분수 등 수경시설은 여름철 외에는 사용할 수 없고, 도로변에서 운전자 시야를 가려 불편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혹한기·혹서기 쉼터 확대, 냉·난방비 지원 등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차 구의원은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재가 보여주기식 결과물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면서 “도로변 분수에 대한 주민 체감도가 낮아 시각적 효과를 위한 시설에 불과해 보인다. 수경시설이 겨울철 등에 방치되면 흉물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이주한 구의원도 “분수 설치지역 주변이 산업단지인 만큼 도로에 물을 뿌리는 ‘클린로드’ 사업 등 미세먼지와 환경 개선에 더 효과적인 사업을 우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서구청은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네거리 등 장소를 선정해 수경시설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분수를 가동하면 수증기가 분산하면서 주변에 쿨링(냉각)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가동하지 않는 곳과 온도 차가 크고, 분수 수증기에 미세먼지가 흡착해 대기환경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서구청의 설명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예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경시설은 가급적 많은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체온저감 효과를 위해 시각적으로도 시원하게 연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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