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통합’운 뗀 한국당, 성사는 미지수
‘보수대통합’운 뗀 한국당, 성사는 미지수
  • 윤정
  • 승인 2019.08.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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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논의에 ‘불편한 심기’
유승민계-우리공화, 결합 불가
黃 대표 리더십 ‘시험대’ 올라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수를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당내 친박계(친박근혜계)는 통합 논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어 ‘보수통합’이 실제로 성사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최근 황교안 대표가 연일 ‘보수통합’을 주장하면서 그간 물밑에서 이뤄졌던 통합 논의가 공론화 단계에 접어든 모양새다.

황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장외집회에서 “자유 우파 통합을 위해 저를 내려놓겠다”며 ‘보수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전날 시민단체 토론회, 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도 거듭 통합을 외쳤다.

이런 황 대표의 보수통합 강조는 한국당·바른미래당·우리공화당 등으로 야권 보수진영이 분열된 상황이 계속되면 당장 내년 총선에서 공멸할 것이라는 절박한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한국당이 중심이 돼 ‘보수 종갓집’ 역할을 하고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을 끌어안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현재까지 황 대표가 구상하는 보수통합이 구체적으로 어떤 그림인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보수통합이 실제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갈라진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의원들과 손을 잡게 되는 점에서 한국당 내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심리가 감지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유 의원과의 통합에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보수통합은 이제 피할 수 없지만 ‘화학적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도 “유승민은 절대로 안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유승민과 통합 안 하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원내대표의 월권”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그는 “우리가 몇 년 만에 왜 이 모양이 됐는지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며 “우파통합은커녕 그나마 겨우 숨이 붙어있는 당이 또 쪼개져야 되겠나”라고 유 의원과의 통합에 강한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유승민계와 손을 잡을 경우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은 사실상 물건너 갈 수밖에 없다. 우리공화당은 유승민계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배신자’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고 있는 우리공화당은 어떤 일이 있어도 탄핵을 이끈 유 의원과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보수대통합을 바라는 한국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황 대표가 ‘보수통합’의 애드벌룬을 띄웠지만 실현 가능성은 가늠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앞으로 황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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