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굴레
<좋은시를 찾아서> 굴레
  • 승인 2010.03.3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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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향 배명자

80평 아파트 싸게 샀다며
햇살처럼 환한 미소 흘리며
집들이 하는 친구
주머니 속 털어 사들고 간 작은 화분
자개장 번쩍이는 광채에
꽃송이 희미해져 버린다

빈곤이 내려앉아 처진 어깨 위로
끈끈이처럼 달라붙는 지독한 가난
대물림하는 가난 몸서리쳐
손마디 관절염조차 사랑하며
이 악물고 지낸 세월

휘어진 어깨 다림질해서 펴고
늘어진 팔자걸음으로 다녀보고픈 마음
구겨진 삶을 풀 먹이면
주름진 골골 마다 달라붙은
가난도 활짝 펴질까

하늘 위에 지은 집에서
멀미 일어 울렁이는 머릿속에
단칸방에서 종종거리며 회사 나간
자식 얼굴 어른거려
80평 아파트 방안 가득 들어온 햇살이
파편처럼 부서져 온몸을 난도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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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호: 월향 1959년 충북 제천産, 낙동강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고 현재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시작활동중, 한국시민문학협회 정회원

옛 말에 천석꾼은 천 가지 근심, 만석꾼은 만 가지 근심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그룹 회장들 가운데 폐암에 걸린 이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도 폐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다.
엄청난 부자답게 고민이 많으니 담배로 해소하다 생긴 병이다. 오히려 단칸방에서 서민이 삶을 살아가는 자식을 걱정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사소한 행복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해설: 김연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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