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먹구름 몰려오는 한국 경제
디플레이션 먹구름 몰려오는 한국 경제
  • 승인 2019.09.04 20: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월의 소비자 물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196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잖아도 우리 경제가 미중 무역분쟁과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기가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물가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가 한 번도 당해보지 않았던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심각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제 발표된 통계청의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4% 하락했다. 올 1월 0.8%를 기록한 이후 계속 1%를 밑돌던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이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물가가 떨어지는,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경험하지 않았던 현상이 벌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디플레이션을 동반한 장기 불황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아직까지는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 8월의 소비자물가 마이너스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기저효과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연말쯤이면 이런 효과가 사라지고 물가가 반등해 내년으로 접어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현재 디플레이션에 빠진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디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당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금리가 낮아졌는데도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지 않은 것이 디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정부에서 설명하고 있는 공급 측면에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실질소득 감소나 경기 불안에 대한 수요 감소 등 소비 측면에서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처럼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도 디플레이션의 주요 요인이다.

한 번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 물가 하락이 소비와 투자 감소로 이어져 경기가 침체의 늪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부동산이나 주식 가치도 함께 떨어진다. 그야 말로 걷잡을 수가 없게 된다. 정부는 안이하게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일단은 정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물가를 정상 괘도로 올려야 한다. 하반기 경기회복 정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공공기관 투자 등 정부의 재정 지출도 확대해야 한다. 모든 일이 유비무환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