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 크고 액션 세졌지만 긴장감 사라진 ‘나쁜 녀석들’
스케일 크고 액션 세졌지만 긴장감 사라진 ‘나쁜 녀석들’
  • 승인 2019.09.0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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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쁜 녀석들:더 무비’.
2014년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힘은 통쾌함이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당을 소탕하는 데서 오는 극단적 재미에 시청자들은 빠져들었고, OCN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 기록을 안겼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손용호 감독)는 그 드라마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이어받은 작품이다. ‘나쁜 놈’들이 손잡고 더 나쁜 놈들을 잡는다는 설정과 오구탁(김상중), 박웅철(마동석) 등 주요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다.

물론 원작과는 분위기와 결이 다르다. 스케일은 커졌고 액션 강도도 세졌다. 원작의 어두운 분위기와 달리 유머 코드도 들어있다. 그러나 가장 강점이었던 통쾌함과 긴장감은 사라졌다. 느슨하고 평범한 범죄액션오락 영화가 됐다.

영화는 전대미문의 교도소 호송 차량 탈주 사건이 발생하면서 출발한다. 흉악한 범죄자들이 탈주하자 경찰은 비밀리에 ‘특수범죄수사과’를 다시 소집한다.

오구탁 반장은 복역 중인 전설의 주먹 박웅철, 사기꾼 곽노순(김아중), 범인을 잡다가 폭행 치사 혐의로 복역 중인 독종 경찰 고유성(장기용)으로 팀을 꾸린다. 이들은 탈주범들을 한명씩 잡는 동시에 사건 배후를 추적해나간다.

배우들의 팀플레이에도 마동석 단독 주연 영화라는 인상이 짙다. ‘마동석표’ 액션과 유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마동석은 5년 전 원작에서 박웅철을 연기한 것을 계기로 액션 배우로 자신의 갈 길을 정했다.

그런 만큼 이 작품에서 가장 ‘마동석스럽게’ 연기했다. ‘악인전’ ‘성난황소’ ‘동네사람들’ ‘원더풀 고스트’ 속의 마동석이 한데 겹쳐 보인다. 악당 수십명을 맨주먹으로 척척 때려눕히는가 하면, 시도 때도 없이 ‘아재 개그’를 날린다. 김상중을 보며 “그것이 알고 싶네요”라고 말하는 식이다. 타율이 높지는 않지만, 웃음이 나는 것은 그가 마동석이어서다.

문제는 ‘마동석 활용법’이 과했다는 것이다. 억지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마동석이 장기용에게 인공호흡을 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새로 합류한 김아중은 입체감 있는 캐릭터를 잘 소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반면, 장기용이 맡은 캐릭터는 단선적이라 매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액션 장면은 상당히 공을 들였다. 초반 호송 차량 전복 장면부터 원테이크로 촬영한 박웅철의 액션, 공간마다 차별화한 클라이맥스 액션 등이 시선을 붙든다.

그러나 스토리가 허술하다 보니 악당을 잡을 때의 쫄깃함과 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팀원들이 지닌 각자 장기에 비해 사건은 너무 술술 풀린다. 두뇌 회전이 빠른 곽노순이 범죄자가 도망간 곳도, 앞으로 도망갈 곳도 척척 알아내 팀원들에게 브리핑해주는 식이다.

전체적인 결도 고르지 않은 편이다. 극 분위기는 밝은 데 비해 범죄 장면은 꽤 잔혹하다. 특히 최종 악당이 저지른 범죄 설정은 ‘너무 나갔다’는 느낌마저 든다. 요즘 TV 드라마 가운데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작품도 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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