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책의 반성과 미래방향 찾기...대구 경제도 ‘복기’가 필요하다
과거 정책의 반성과 미래방향 찾기...대구 경제도 ‘복기’가 필요하다
  • 이대영
  • 승인 2019.09.04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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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재정정책은 일관성·신뢰성
국가는 국민의 믿음 없인 서지 못해
진나라 천하통일 원동력 ‘국가신뢰 회복’
아직 보수적 마인드 지배적인 대구
경제문제도 정치논리로 해결 시도
인건비는 전국 최하위 수준 머물러
복기는 복습이자 미래 위한 설계
행정백서·공약사업 등 자료 활용
신택리지-바둑
바둑판을 통한 정책복기. 그림 이대영

 

이대영의 신대구 택리지 - (34)‘신의 한 수’를 위하여

로버트 솔로(Robert Merton Solow)는 1949년 하버드대학교 박사학위논문 ‘고용실업률과 임금비율 모델링(Modeling for unemployment rate and wage ratio)’을 제시하면서 임금과 실업률의 상관관계를 언급했다.

근로소득을 통한 고용증대와 경제성장의 관계는 인체의 정작용과 길항작용의 관계로 설명을 했다.


이에 핀 어링 키들랜드(Finn Erling Kydland)도 인플레이션과 실업의 한계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라면서 “최고의 취업정책은 경제 혹은 재정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이다. 경제성장도 이에 의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제정책은 마치 진시황제 때 땅에 떨어진 국가신뢰를 회복하고자 제상 상앙이 사용했던 이 장대를 저곳으로 옮기면 상금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킴(移木之信)과 같다. 진나라는 이를 바탕으로 천하를 통일하는 원동력을 마련했다. 지난 2013년 9월 박근혜 정부는 112조 원의 대북투자로 303조 원의 경제효과가 예상된다며 통일대박을 외쳤고 그 통일정책기획서 첫머리에 나온 신뢰프로세스(trust process)는 논어의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었다.

너무 허황한 결론이 나올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참에 에드민드 스트로더 펠프스(Edmund Strother Phelps) 박사가 눈치 빠른 요점정리를 했다.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의 안정적 역상관관계, 물가와 실업의 역상관관계”를 말하자, 비교적 젊은 사고를 가진 데일 토마스 모텐슨(Dale Thomas Mortensen)과 크리스토퍼 안토니오우 피사리즈(Sir Christopher Antoniou Pissarides)는 다르다는 주장을 펼쳤다.

즉 비협조적 협상게임(uncooperative negotiation game)을 하고 있기에 실업이 생긴다고, 자신의 매칭이론(matching theory)을 제시했다. 한 마디로 실업은 변하는 국내외의 경제환경(여건)에 대한 조율, 협상, 새로운 틀 짜기, 디자인(시스템, 시장, 메커니즘)을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는 데에서 생기는 미스매칭이라고 했다.

해법으로 ‘제 열쇠가 아니더라도 자물쇠는 열린다(Even if it‘s not one’s own key, the lock will open)’고 하면서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다 찾아보면 생각보다 의외로 약발 좋은 약들이 많다고.

자문을 듣고 있는 동안 머릿속에선 미국과 일본은 구인난으로 아우성인데, 우리나라 대구에선 구직난이라니 뭐가 잘못된 것인지? 정문일침의 정책부재(頂門一鍼政策不在)이거나 제대로 약발 있는 행정부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 게임에서 치트 키(cheat key) 두드리기

아직도 대구경제는 ‘인건비 따먹기’ 혹은 ‘노임을 제대로 다 주고선 사업할 수 없다’는 보수적인 경제마인드가 지배적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건비가 싼 곳이 대구다.

그래서 대기업 하나 없이 소규모 영세기업으로 1970년대처럼 인건비 따먹기 산업 경영마인드로 경제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마인드라고 하지만 80%는 정치논리로 무장된 정치게임을 한다. 외지에선 대구경제를 ‘정치텃밭 경제’ 혹은 실무논리(all-or-nothing logic)에 빠진 ‘몰빵놀이(all-in game)’를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최근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경제정책을 주장하는 걸 보니, 젊은이들이 즐기는 스타크래프트(star-craft)의 최신버전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8’에서 치트키(cheat key)만 치면서 경기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림은 좋고, 스릴감도 만점이나 상대방을 속이려는 게 끝내 자신을 기만한다.

미국, 일본과 중국도 고전경제학에서 볼 때는 정석을 어기고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환율조작(currency manipulation), 25% 보복관세(25% retaliation tariff), UN경제제재 악용(abuse of UN’s economic sanctions) 등으로 공정무역게임에서 치트 키(cheat key)를 치고 있다.

대구시는 과거 지역출신의 대통령 배출로 청와대, 국회 및 중앙정부 TK 엘리트파워(elite power)에 줄을 대어 국책사업을 끌어다가 국책사업백화점 대구를 만들었고 타지의 비난을 받았다. 2016년에는 대통령 선물보따리 대구공항통합이전도 받았다. 결국은 기존지역산업과의 부조화, 유지관리비의 폭증으로 새로운 산업에 투자할 재정운용의 여지(room for financial management)만을 갉아먹고 있다. 지역정치지도자들의 ‘운신의 폭(width of management)’은 묻지 마 국책사업 유치의 끈에 묶이고 말았다.

일전에 서울시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는 친구를 만나 대구경제 전반에 대해서 대화를 하던 중 치과의사답게 치과수술처방전을 내놓았다.

간략하게 요약하면, i)현황문제, 미래방향, 현존산업과의 역학관계 등을 기준으로 교합체크(occlusion check)해 본다. ii)원만한 경제활동을 위해 재생사업, 다운사이징(downsizing), 혁신(innovation) 및 내생적 성장이 되도록 치아에 보철(크라운, 브리지, 틀니)작업을 하듯이 보완과정, 혹은 법제도와 각종시스템을 맞물린 톱니바퀴가 되도록 이빨 맞추기 작업(矯正作業)도 한다. iii)각종 공해 및 산업 재앙을 야기 시킬 산업은 가려내어 발치과정(extraction process)을 밟아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iv)미래먹거리에 해당하는 산업에는 발치(拔齒)만 하지 않고, 동시에 지원· 육성하는 임플랜트 작업(implant work)을 하는 거다. v)이들 작업의 완벽을 위해 반드시 몇 번이고 교합체크를 당부했다. 마치 일본속담에 ‘체크리스트 없이는 완결은 없다(No checklist, no perfect)’는 말이 연상되었다.



◇ 전신(戰神) 조훈현도 복기를 통해서 ‘신의 한 수’를 배운다.

바둑용어에 ‘미생(未生)’이란 말이 있다. 아직 배후세력이 탄탄히 형성되어 살아있는 바둑이 아니라는 뜻이다.

2014년 10월 20부작으로 모 텔레비전에서 연속극 ‘미생’이 방영되었다. 주인공 장그래는 매일 퇴근 후에 하루를 바둑전문가답게 복기했다. “복기는 복습이자 미래를 위한 설계다.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패배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준비를 만들어 준다”는 대사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1997년 외환위기 상황대처를 위해 비상경제대책위원회 기획단장에 이헌재(李憲宰, 1944.4.17~)씨가 발탁된 바 있다. 김대중 정부출범과 같이 초대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2000년 1월에서 8월까지 재정경제부장관까지 역임했다.

초유의 IMF외환위기를 당했기에 극복비결을 찾고자 몇 번이고 정책복기를 했다고 그는 실토했다. 이전에도 대우반도체 대표로 한국반도체 인수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정책복기를 익혔다고 한다.

대구경제에 있어서도 과거정책에 대한 반성과 미래방향을 찾고자 반드시 경제전반에 대한 복기를 하지 않고서는 대구말로 봉사 무장 떠먹기가 된다. 보다 속된 표현으로 ‘된장인지 똥인지는 손가락으로 꼭 찍어 먹어 봐야 안다.’ 선문답(禪問答)처럼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본다(爲忘月而見指).’ 결과로는 과거자성(過去自省)도 미래관조(未來觀照)도 아무것도 없다.

구체적으로 1998년부터 2018년까지 20년간 경제정책을 복기한다면, 행정백서, 공약사업 관리카드, 각종보고서 등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서 i) 대체적으로 잘 했다(○), ii) 잘못 했다 혹은 하지 말아야 했다(●)는 흑백논리(black& white logic)로 단순평가, iii) 좌우좌표(X좌표) 상에 지방자치단체장, 상하좌표(Y좌표) 상에 연도를 표시하면 19×19바둑판 모양이 된다. iv) 흑백평가로 바둑판에 복기한다면 초등학생이라도 한눈에 승패를 알 수 있다. 이렇게 한 번 하는 시도하는 건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한다.

앞으로 비정부기관단체(NGO) 혹은 비정치적 기관단체(NPO)에서 매니페스토운동(manifesto vision)처럼 정책복기평가를 해야 한다. 책임정치(행정)를 한다는 의미에서 정치지도자 스스로 자성과 신의 한 수를 찾고자 정책복기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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