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꿈★은 이루어진다!
  • 승인 2019.09.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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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한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아이꿈터아동병원 부장
지난 6월 ‘20세 이하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한국 남자 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과 준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쓰고 해산하였다. 대표팀이 출국할 때만 해도 이들이 대회 마지막까지 남아 결승전을 치르고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출국 전 정정용 감독은 ‘어게인 1983’을 외치며 1983년 멕시코대회 때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그 이상을 목표로 선언했고, 이강인(18세, 발렌시아 CF)을 비롯한 선수들은 한발 더 나아가 ‘우승’을 외쳤지만, 언론과 국민들의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았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축구를 포함한 스포츠는 사람들을 울고 웃게 한다. 이처럼 스포츠는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며,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힘이 있다. 또한 삶이 힘들어질수록 스포츠를 보며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과 힘을 얻게 하는 매력도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스포츠를 보며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표현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한국이 우승을 하든 꼴찌를 하든 국민 개인의 삶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반만년 역사 속에서 수많은 외세의 침략에도, 주변 열강의 압력에도, 그리고 1997년 IMF 위기에도 잘 이겨낸 나라 아니던가? 위기가 올수록 뭉치는 힘이 있고, 흥이 있는 나라이다.

지금 의료계는 의료전달체계 붕괴라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1·2차 병·의원이 문을 닫고, 3차 병원(이하 대형병원)으로 경증 환자들이 몰리고, 더 나아가 지방 대형병원에서 치료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현상이 가중되면서, 지역 1·2·3차 병·의원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지역 경증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찾게 되면서 대형병원들은 중증 환자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고, 낮은 수가와 환자 유출로 지역 1·2차 병·의원들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무너져가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의료대란이 올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대형병원이 동네마다 있으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소수의 중환자들을 위해 많은 인력과 재원이 필요한 대형병원을 늘리는 것은 낭비이며,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현실과도 맞지 않다.

이런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대한 얘기는 국민이나 시민의 입장에서 쉽게 와 닿지 않는 것일 수 있지만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의료를 건물에 비유하면, 의료전달체계는 바닥기초와 골조에 해당한다. 건물 공사 시 기초와 골조가 잘 되지 않는다면, 건물을 아무리 멋있게 짓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에 균열이 생기고, 어느 순간 그것은 붕괴된다. 대한민국 국민이 잘(?) 누리고 있는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라는 세계에 유례없는 제도도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의료 정책(문재인 케어 등)이 지속된다면 언젠가 없어질 것이다. 기초공사(의료전달체계 확립)가 잘되지 않은 건물에 기초에 대한 보강 없이 하중만 늘리는 화려한 인테리어(문재인 케어 등)를 하게 되면, 당장은 건물이 보기 좋겠지만, 결국 무너져가는 건물의 수명만 단축할 뿐임을 국민과 시민들은 알아야 한다.

‘꿈★은 이루어진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쓰였던 대한민국 응원석 카드 섹션문구 중 하나이다. 이 말처럼 대구광역시의사회는 대구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수년 전부터 지역의료발전으로 수도권 유출환자를 줄이고, 지역의료전달체계 확립을 통해 더 이상 지역 병·의원들이 붕괴되지 않게 하는 꿈을 꾸며, 이를 이루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2017년, 지역 6개 대형병원들과 1·2차 병·의원 의료진들을 모아 지역의료발전과 지역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맺었고, 2018년에는 지역의료인들이 모여 5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지역의료발전과 지역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지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올해엔 여러 설문조사 및 방송 매체를 통해 이 사업에 대한 지역의료인 및 시민 홍보활동도 진행 중이며, 얼마 전엔 대구광역시의사회 추계학술대회에서 2018년 공청회 이후 변화하는 지역의료에 대한 공청회를 가지기도 하였다. 물론 이 사업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 의료계가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자세로 더 많은 노력을 하여 지금보다 발전해야 하며, 시민들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지금까지 익숙했던 지역 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인식전환을 해야 한다. 어쩌면 이 사업은 10년 이상 걸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전문가 단체인 대구광역시의사회는 이대로 정부의 의료정책만 믿고 있다간 다가올 지역의료의 재앙을 알기에 시민들 앞에 나섰다.

다시 한 번 대구 시민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 대구 시민의 건강수호를 위한 대구광역시의사회의 꿈이 실현되기 위해 언론에 나오는 일부 문제 있는(?) 의사보다는 불철주야(不撤晝夜)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환자를 보고 있는 다수의 선한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구광역시의사회를 믿고,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지역 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던 마음으로 대구광역시의사회의 지역의료발전 및 지역의료전달체계 확립사업에 보다 많은 지지와 관심을 보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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