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의 기준
좋은 사람의 기준
  • 승인 2019.09.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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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좋다 싫다는 것은 극히 주관적이다. 내가 좋으면 다른 사람도 다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감정의 기복은 좋고 나쁨의 표현이다. 사람은 변화무쌍한 환경적 요인에 따라 좋고 나쁨을 숱하게 경험한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의 구별은 특정인의 개인적 사고에서 비롯되지만 항상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 연예인을 죽자 살자 따라다니는 팬이 있다. 팬 그룹을 만들어 해외공연장까지 가서 응원한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들은 좋아서 한다. 자기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인기의 척도로 삼는다.

정치인들에게도 팬이 있을 수 있지만 연예인의 그것과는 다르다. ‘문빠’라는 것이 있다. 문재인을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문빠’는 대통령에게는 큰 힘이 된다. 인기도 조사에서 늘 앞장서는 세력이 그들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모든 사람들이 누구에게나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대한다면 법이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대통령을 좋아한다는 것은 대통령의 인생, 철학, 이념, 정치적 행태 등이 자기 마음에 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되지만 가변적이다.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의 정책을 지지한다면서 이익을 챙기는 개인과 집단들도 다수다. 문재인 개인의 인격을 보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도모 차원에서 좋음을 덧씌우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그들과 이념적 교감을 하면서 인기도를 높이려고 애쓴다. 촛불집회에서 보인 수많은 사람, 조직들의 양태가 그것과 관련이 있다. 국민간의 소통을 내 세우면서 국민청원제를 운영하는 것도 뜯어보면 대통령의 인기도와 관계가 있다.

문대통령은 최근 “청문회가 정쟁이 돼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없다”는 말을 했다. 대통령이 좋은 사람을 뽑으려는데 야당이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좋은 사람 기준은 인사정책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그는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관직을 준다. 사람은 천성적으로 자기를 잘 따르고 말잘 듣는 사람을 좋아한다.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국민전체를 돌봐야 하는 위치에 있으므로 사감이 개입되는 정치·행정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문대통령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만을 주변에 두고 있다. 패거리문화가 그를 통해서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들, 바로 예스맨들이 친 인맥의 장막에 갇혀 올바른 국정을 감당할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국민이 싫어해도 자기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것은 독선이다.

말도 많은 조국 교수가 대통령의 아집으로 법무부장관이 되었다. 권력기관을 개혁하는 적임자이며 위법행위가 들어나지 않아서 장관 임명에 하자가 없다고 했다. 조 장관의 부인이 기소상태에 있고 그의 주변 친인척과 관련 인물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도 임명대상자만 문제없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덜컥 장관으로 임명한 것을 보고 허탈감에 빠진다. 지각 있는 국민들은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장관임명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잘했다 50%, 잘못했다 47%로 나왔다. 근소한 차이지만 47%에는 대통령이 좋아서 무조건 따르는 사람, 이익단체, 눈치 보는 정치인들 등 다양한 추종자들이 포함돼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아주 총애하는 조국 장관이 청문회에서 보인 모습을 보면 그는 정말 머리가 좋은 것 같다. 피하지 않고 상대방을 빤히 보면서 무슨 질문이든 말을 잘 끌어 붙이는 재주를 가졌다. 청산유수의 말로 문제를 요리조리 잘 피해 갔지만 그 자신도 양심의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지금 대통령의 마음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편치 않을지 모른다. 좋아하는 사람을 검찰총장으로 앉혔는데 가장 좋아하는 조국 장관과 관련된 사건들을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법무부는 법무부의 일을 검찰은 검찰의 일을 하면 된다” 꼭 그대로 되기를 바란다. 지금 국가기능이 정말 난맥상이다. 이를 누가 수습해야 할까. 자칭 헌법주의자라고 하는 윤석열 총장에게 국민들의 눈이 모이고 있다. 대통령이 좋아하더라도 국민들이 싫어하면 고집을 접는 것이 정치의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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