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전문가 육성, 시민에 농사기술 전파할 것”
“도시농업 전문가 육성, 시민에 농사기술 전파할 것”
  • 황인옥
  • 승인 2019.09.11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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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솜결 대구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자투리 공간 활용한 농업 체험 기회
수확 기쁨 맛보며 반려식물로 힐링
박람회 열어 ‘도시농업’ 궁금증 해소
도시청년농부 육성 사업에도 박차
워크숍·교육 통해 지속적 정보나눔
이웃간 단절된 ‘소통 창고’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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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솜결 대구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이제는 농촌이 아닌 도심에서 시민들이 소규모 농업을 경험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대구시도시농업기술센터’의 역할을 강조했다.


‘도시는 산업 및 서비스’와 ‘농촌은 농업’이라는 공식이 무색해진지 오래다. 농촌의 공단조성, 도시의 근교농업은 이미 익숙하다. 그런데 질문의 방향을 틀어서 ‘대도시의 시민들이 농사를 짓는다?’라고 반문하면 의아해진다. 도시민의 농업체험은 여전히 특수 분야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을 이솜결 대구시농업기술센터 소장에게 던졌더니 “농가분포도는 낮지만 의외로 생활 주변에 농업을 경험하는 도시민이 적지 않다”며 도시농업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현실을 짚어주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텃밭사업은 물론이고, 아파트 베란다 등의 생활공간에서 텃밭을 가꾸는 일은 흔한 일이 되었다는 것. 그 중심에 “대구시농업기술센터가 있다”는 언급도 빠트리지 않았다. “대구시농업기술센터는 일반농가에 기술을 지원하고 신농법을 전수하고, 사후관리를 하는 등의 역할에 역량을 집중해 왔어요.”

대구시농업기술센터의 존재를 아는 대구 시민들은 많지 않다. 농촌이 아닌 도심에서 시민들에게 농업용 토지와 기술을 지원하는 기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낯설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농업이라야 대도시 주변에서 채소, 화훼, 과수, 양계, 양돈, 낙농 등의 농산물을 집약적으로 생산하는 소규모 근교농업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실제로 대구에서 도시농업 종사자는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4만 2천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1.7%에 불과한 수준이다. 경지면적 또한 8천여ha로 전체면적의 9.1%로 매우 낮다.

탁 트인 전원에서 수려한 풍경과 맑은 공기를 벗하는 유유자적한 삶은 도시인의 로망이다. 물질의 수준이 풍요로울수록 자연에 대한 향수도 비례해 높아진다. 속도와 경쟁에 내몰린 도시민들이 최후의 보루로 전원에서의 삶을 희망하고 있는 것. 전원주택이나 세컨하우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이러한 요구에 대한 반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귀농·귀촌을 실행하기도 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주중인 5일은 도시, 주말인 2일은 전원에서 생활하는 5도2촌을 택하기도 한다.

전원생활에 대한 요구는 높아가지만 실현가능성은 낮다. 높은 비용 때문이다. 주택과 텃밭 등 전원생활에 필요한 자원을 마련하는데 적잖은 비용이 요구된다. 도시농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상대적인 가치를 얻고 있다. 도심의 자투리 땅이나 아파트 베란다 등 도시 생활 가까이서 적은 비용으로 소규모 농산물 재배와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농업기술센터의 존립은 바로 이 지점과 맞물린다. 대구시민들이 전원이 아닌 도심에서 농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 이른바 ‘축소된 전원생활’이다. 이 소장이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도시농업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시농업은 도심지역의 토지나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을 경작 또는 재배하는 농업이다. 특히 전문 농업이 아닌 취미나 여가로 경작하는 농업이 해당된다. 지자체에서 분양하는 주말농장이나 아파트 베란다, 건물 옥상 등의 자투리 공간에서 과일이나 채소, 화초를 재배하는 일이 해당된다. “요즘은 도시에서도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여가농업이 가능해서 마음만 먹으면 도시에서도 전원에서 누리는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어요.”

이솜결 소장은 도시농업의 적임자로 꼽힌다. 그녀는 농촌농업 전문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도시 농업 전문가로 성장해왔다. 이 소장이 농업기술센터에서 근무를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 1984년 지방직으로 구미·선산을 관할하는 농업기술센터에 입사한 이후 1991년에 대구시 직속기관인 대구시농업기술센터로 옮겨와 지금에 이르고 있다. 생활자원 업무에만 27년을 종사하다 2011년에 도시농업 업무를 맡으면서 대구도시농업의 씨앗을 뿌리며 대구도시농업 전도사를 자처해 왔다.

대구시농업기술센터가 처음부터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농업을 지향한 것은 아니었다. 90년대 초반인 도시농업 정책 추진 초기에는 10a(아르·약 300평) 이상의 농사를 짓는 도시 농가에 역량을 집중했다. 대구 동구 매여동 매주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메주 생산 돕기에 힘쓰는 한편, 2000년도부터 된장 사업과 미나리가공사업 등 여성창의 손맛사업까지 확장했다. 또한 여성도시농업인 소득 향상을 위한 건강 기능성 작물 재배 지원에도 적극 뛰어들었고, 사업이 늘어나면서 2011년에 이들의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도록 돕는 체계적인 시스템인 ‘도시농업포럼’을 활성화시키는데 역량을 발휘했다.

“도시농업관련 민.관.학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대구경북연구원과 함께 도시농업포럼을 만들어 포럼 참가자들 간에 서로의 농업기술 노하우나 애로사항 등을 나누며 농사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있어요.”

대구의 농업은 10a(아르) 이상의 토지에서 직업적으로 농사를 짓는 일반농업과 시민들이 취미로 도심의 자투리 땅에 농작물을 소규모로 재배하는 도시농업으로 나뉜다. 도시농업은 고향과 농사에 대한 향수를 가진 시민들의 도시농업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맞물려 대구 농업의 또 하나의 축으로 떠올랐다. 이 소장은 대구시민들에게 도시농업에 필요한 정보나 기술을 제공하고 지원하는 사업에 역점을 기울여 왔다. 대표적인 사업에 ‘대구도시농업박람회’가 있다. 이 박람회는 대구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와 동대구역 광장 등 열린 공간에서 대구시민에게 도시농업의 테마별 모델을 제시하며 도시농업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테마별 모델에는 샐러드 텃밭, 약용작물, 허브향기정원 등 다양하다.

“300여평 정도 규모에 테마별 부스를 선보여 대구시민들에게 도시농업에 대한 기술전수와 체험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죠. 일종의 도시농업 마이스트고 역할을 하는 거죠.”

도시농업에서 또 하나의 핵심 사업은 ‘교육’이다. 이 소장은 “농촌농부는 땅을 기반으로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하지만 도시농부는 교육으로부터 태어난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농업에 대한 지식과 농사 지을 공간이 부족한 도시농부에게 교육이야말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가치로 인식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도시농업 교육의 첫 단계는 도시농업전문가 양성이다. 도시농업전문가를 통해 농업에 필요한 정보나 기술을 시민들에게 전수하는 것. 도시농업의 교육프로그램에는 도시농부학교, 도시농업전문가육성 과정, 식물공장 등이 있다. 각 과정을 통해 양성된 전문가는 주말농장 사용자로 선정된 대구시민들에게 농사 전반에 대한 기술을 지원하게 된다. 도시농업의 일자리 창출이다.

“올해만 40명의 전문가를 육성할 계획이에요. 이론과 실습 80시간을 이수하면 농업관련 전문가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어 농업에 관심있는 청년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고 있죠.”

대구시농업기술센터는 농업을 직업으로 하는 도시청년농부 육성을 위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구시에서 청년농업인지원사업을 시작해 28명의 청년농부를 선정하고, 교육기간 동안 참가자들에게 80~10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했다. 여기에 대구시농업기술센터가 2030청년리더 워크숍, 현장컨설팅, 종자기능사과정 등과 지속적인 정보공유와 교류 토대 마련을 위한 정기적인 만남의 장 개설 등 다각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교육이 끝나면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워크숍과 간담회를 갖도록 하고 있죠. 이를 통해 만들어진 유대감으로 서로의 일도 돕고 같은 길을 가는 청년들과 친밀감을 쌓고 있어요.”

도시농업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 소장과 대화를 이어가자 원론적인 의문이 올라왔다. “왜 도시농업인가?”였다. 이 소장은 이에 대해 “도시농업이야말로 공동체 복원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공동텃밭에서 작물을 기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되고, 서로 재배한 작물을 이웃에게 나눠주게 된다”고 했다. “이 모든 행위는 소통에 해당됩니다. 단절된 이웃 간의 소통 창고가 도시농업을 통해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죠.”

이 소장이 꼽는 도시농업의 가장 큰 가치는 ‘힐링’이다. 도시농업은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나아가 환경과 생명존중의 실천으로까지 확장해가는 생명 선순환 구조의 출발선이다. 이 구조 속에서 도시가 에코팜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반려동물에서 반려식물 시대로 넘어가고 있어요. 이제는 찾아가는 자연에서 내가 사는 곳에서 반려식물을 키우며 에코팜을 만드는 것이죠. 도시농업이 에코팜의 매개로 이끌어내는 거죠.”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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