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를 닦으며
구두를 닦으며
  • 승인 2019.09.1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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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를 닦는 것은

네가 그리워서만은 아니다

구두 잃고 길 떠나는 사람들에게

마음이 따라가며 헌 구두를

새 구두로 하나씩 나눠주기 위함이다

구두를 닦으며 별을 닦는 것은

하루 내내 길바닥 걸어간 행고의 마음 벽에

외로이 앉아서 한숨 닦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세상 별빛이 되라

손짓하는 것이다

고독이 저녁마다

거울을 닦듯

구두 닦는 것은 삶을 담는 것

삶 위에 내려앉은 무게를 닦아내는 것

저녁별 가득 든

구두통 메고

눈 내리는 골목길 걸어가는

사람들은 별 하나씩 가슴에 안고 돌아가고

발자국 따라오는

별바람 소리에

가랑잎 굴러가는 겨울저녁 한 때처럼

◇제왕국= 한국문협회원, 한국시민문학(낙동강문학) 자문위원, 경남문협회원, 통영문협이사, 수필추천작가회 회원, 통영화우회회원, 한국민화협회 통영지회회원 등. 대구신문 명시상 수상(2014년) 등.

시집 : 나의 빛깔, 가진 것 없어도, 아내의 꽃밭

<해설> 구두를 닦는 것은 자신의 심성을 닦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행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안을 주기 위함이다. 또 한편으로 삶을 담아내는 슬픈 노역이기도 하다. 흐릿한 마음의 거울을 닦아야 비로소 칼칼한 양심이 살아 누군가의 은혜가 되고 밝은 길을 인도하는 목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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