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오징어 가공업체 사고, 예고된 살인”
“영덕 오징어 가공업체 사고, 예고된 살인”
  • 한지연
  • 승인 2019.09.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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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이주연대회의 기자회견
“노동자, 무방비로 작업 투입
업주 강력 처벌·철저 조사를”
경북 영덕 오징어가공업체에서 4명의 이주노동자가 질식사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가 이번 사건을 두고 “예고된 살인이었다”고 지적하며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16일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대경이주연대회의)는 “업체 탱크 내부에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어마무시한 수치의 황화수소와 암모니아가스가 검출됐다. 이주노동자들은 무방비 상태로 작업지시를 받았다”며 “17일 고용노동부 포항고용노동지청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경북 영덕군 축산면 한 오징어가공업체에서 3m 깊이 지하 탱크를 청소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쓰러진 바 있다. 이들은 마스크 등 안전보호구를 착용하지 못한 상태였으며 이중 3명은 현장에서, 1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사건 다음날인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고 현장 감식에서 탱크 내부의 황화수소와 암모니아가스를 측정한 결과 황화수소 3천ppm이 검출됐다. 황화수소 500ppm이면 사람이 죽을 수 있는 양이다.

대경이주연대회의는 “이번 사태에 관련 전문가는 슬러지가 그대로 쌓여있고 밀폐된 곳에 무방비로 들어간 일 자체가 자살행위라고 전했다. 이주노동자가 열악한 작업현장에 내몰려 숨진 일은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노동자 죽음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철저한 조사와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 실질적이며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고인의 가족들과 함께 더 이상의 참혹한 죽음을 멈추기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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