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알고 싶으면 “잘해주면 돼”
사람을 알고 싶으면 “잘해주면 돼”
  • 승인 2019.09.1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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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좋은 사람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누가 내게 물었다. 그 물음에 이렇게 답해줬다. “잘해주면 됩니다.”

사람은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불편하고 답답한 가면을 사람들은 쉽사리 잘 벗으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의 솔직한 모습을 보기 위해 강제로 벗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가면 속에 숨겨진 진짜 그의 얼굴을 보고 싶지만 잘 보여 주지를 않으니 누가 좋은 사람인지, 누가 나쁜 사람인지를 도무지 알 수 없다.

그 옛날 하늘의 태양과, 바람이 ‘내가 힘이 더 세니, 네가 더 세니’ 하면서 서로 힘자랑을 했다고 한다. 결판이 잘 나지 않자 하루는 내기를 했다고 한다. 내기는 간단했다. 길을 가고 있는 나그네의 외투를 누가 먼저 벗기는가 하는 것이었다. 먼저 바람이 센 바람을 불어서 그 사람의 옷을 날려 버리려고 했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바람이 세차게 불면 불수록 나그네는 더 외투를 꼭 붙들었던 것이다. 아무리 강한 바람을 불어도 강제로 외투를 벗길 수가 없었다. 다음 태양의 차례가 되었다. 태양의 전략은 간단했다. 그냥 햇볕을 강하게 비추는 전략이었다. 그랬더니 더운 날씨 때문에 나그네가 땀을 흘리기 시작했고, 입고 있던 외투를 자기 스스로 알아서 벗었다. 그 뒤로 태양과 바람은 더 많은 내기를 했겠지만 그날의 내기는 태양의 승리로 돌아갔다고 한다.

위 이야기 속의 바람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로 억지로 가면을 벗기려 하면 더 가면을 벗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쓸지도 모른다. 그런데 태양이 했던 것처럼 가면을 강제로 벗기지 않고, 그가 스스로 벗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처음에 필자가 언급한 대로 ‘잘 대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자기가 알아서 가면을 벗는 경우가 많다. 보통의 경우 사람들은 자기에게 잘 대해주면 자연스럽게 가면을 벗게 된다. 물론 더 큰 목적을 위해 자신의 가면을 쉬이 벗지 않는 사람도 간혹 있겠지만 대체로 가면은 누군가 자신보다 아래의 위치에 놓이고, 자신을 받들어 높여 줄 때 알아서 벗겨지는 편이다.

사람의 진짜 모습은 그 사람이 힘을 가졌을 때라고 하지 않던가? 누군가 자신에게 잘해주면 마치 자신이 우위(優位)에 있는 사람처럼 착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놓고 가면을 벗게 되는 것이다. 미국 방위산업체 CEO 빌 스완슨이 쓴 [책에서는 찾을 수 없는 비즈니스 법칙 33가지] 책에는 ‘웨이터 법칙’이란 말이 나온다. “당신에게는 친절하지만 웨이터에게 무례한 사람은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니다.” 이 책을 외국의 많은 기업 CEO들이 참고하고 있으며, 그들의 사업 파트너를 선택할 때 빌 스완슨이 말한 ‘웨이터법칙’을 적용한다고 얘기한다.

갑과 을의 관계에 놓여 있는 순간, 사람의 본모습이 드러나는 법이다. 갑의 자리는 쉬운 말로 여유가 있는 자리다. 그래서 누군가를 대할 때 눈치를 덜 봐도 되고, 신경도 적게 써도 되는 자리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을보다 갑이 훨씬 더 넓다. 면접을 보러 간 사람보다 채용을 담당하는 사람이 더 선택의 폭이 넓고, 인기가 많아서 한창 주가가 오른 유명 배우가 다음 출연할 작품을 고를 때도 선택의 폭이 무명 배우보다 더 넓듯 말이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고 싶으면 잘 대해줘 보자. 그러면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뉠 것이다. 한 부류의 사람들은 나를 얕잡아 보거나 무시하면서 나를 이용하려고 할 것이고, 다른 한 부류는 내가 잘 대해준 것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나를 높여주고, 존중해 줄 것이다.

사람을 만나거든 먼저 잘 대해주자. 그러면 좋은 사람은 나를 더 잘 대해줄 것이고, 인성이 덜 된 사람은 나를 무시하거나 나를 이용하려 할 것이다. 그 후 인성이 덜 된 사람과는 관계를 줄여가고, 좋은 사람과는 관계를 더 늘여 가면서 천천히 우정을 쌓아 가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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