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바다 유영하다 내 안으로 들어온다고 한들
너는 물고기였겠느냐
두 눈 부릅뜨고 깨어있으라 내게 말한 들
비늘 안쪽은 비릿하지 않겠느냐
굵은 눈주름에 갇힌 눈망울이 화엄 경전을 거꾸로 읽는 중
그 뜻 알겠느냐
목어가 토해내는 파도, 천 년 울던 속인 걸 보면
한 번 더 토막 난들 어쩌랴
그 누구의 영혼을 씻겼으니, 새벽에 닿는 남루는 잠시
맑은소리가 될 터
◇문근영(文近榮)= 1963년 대구출생, 효성여자대학교 졸업, 열린시학 신인작품상(15), 눈높이 아동문학상에 동시 ‘눈꺼풀’ 외 15편당선(16),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나무’ 당선(17), 서울문화재단 창작 지원금 수혜(18),신춘문예 당선자 시인 선 당선,금샘 문학상 당선.
<해설> 나무로 만들어놓은 물고기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만 보이지 않는 미물에까지 마음을 나눈 불경(佛經)은 참으로 위대하다 아니할 수 없다.
목어를 보며 그냥 지나쳤을 일인데도 이렇듯 마음을 다듬는 시 한 편을 지었으니 시인의 맑은 영혼을 본 듯하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