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랑 마주 보기로
참나무들 살고 있다
햇살이 숲 속을 찌르기 전
개미들은 저체온 증
숲은 삼킨 햇살로 부풀고 있다
인근 공단 매연에
산 나리꽃 아장아장
들여 쉰 숨 답답할 때
숲은 발뒤꿈치에 풀벌레 소리를 가둔다
종일 외판원으로 떠돌다
쉰 목청으로 다가갈 때도
날마다 새롭게 피는 꽃들
밥 뜸 들이는 냄새에
허기의 스위치 누르면
저 혼자 익은 열매는
달그락거리며 저녁을 맞는다
숲은, 나 좀 더 오래
머물다 가도 좋다고
마신다 낯선 미세 먼지를
◇김건희= 미당문학 신인작품상 수상 등단, 이상화문학제 백일장 대상, 최충문학상 수상, 형상시학 회장
<해설> 인류가 문명이 발달하고 살림살이가 나아지니 자꾸만 사라지는 것이 숲이다. 우리가 숨 쉬는 허파 같은 존재가 숲인데도 숲을 파괴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좋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라니 그 대가가 미세먼지 아닌가? 숲은 인류의 미래다. 잘 보존됐으면 하는 바람이 이 시를 생산하게 된 동기가 됐으리라 본다.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