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고지에 누운 영웅을 생각하며
수도고지에 누운 영웅을 생각하며
  • 승인 2019.09.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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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박준석 대구지방보훈청 보훈과 주무관
무더위가 어느 정도 가시고 이제 아침, 저녁에는 오히려 쌀쌀하기까지 하다. 9월 이달의 6·25 전쟁영웅은 1952년 9월, 불굴의 의지로 전장에서 활약한 대구 지역 출신의 공해동 하사다. 공해동 하사는 1931년 당시 경상북도 달성군에서 태어났다. 전쟁기간 중인 1951년, 육군에 입대한 공해동 하사는 소총수로 배속되어 공비토벌작전에 참가하였고 이어서 수도사단의 경기관총 사수로 배속되어 수도고지 전투에 참전하게 됐다. 당시 수도고지는 아군과 적군에게 모두 중요한 요충지여서 서로 격전을 피할 수 없는 곳이었다. 1952년 9월, 적군은 진행 중인 휴전 회담에서 유리한 조건을 차지하기 위해 모든 전선에 걸쳐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고 수도고지 전투가 그 신호탄이었다.

1952년 9월 6일, 중공군의 대규모 공격으로 인해 고지를 빼앗긴 수도사단은 공중폭격과 포병의 지원을 받아 고지를 탈환했다. 이 때 공해동 하사가 배속된 부대는 고지를 방어하며 수차례에 걸친 적의 공격을 격퇴하였다. 같은 해 9월 13일 새벽 1시, 중공군이 또 대규모 인해전술로 수도고지를 공격하자 공해동 하사는 선두에서 대응사격에 나섰다. 중기관총으로 무장한 중공군의 치열한 공격에 맞서 적 중기관총 3정을 격파하고 많은 적을 사살하는 전공을 세웠으나 안타깝게도 공해동 하사는 적의 탄환에 맞아 전사했다. 공해동 하사는 격전 중 자신의 주변으로 비처럼 쏟아지는 총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관총 사격을 실시하였고 수차례 적의 탄환에 맞았음에도 최후의 순간까지 기관총의 방아쇠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공해동 하사의 불굴의 투혼과 함께한 수도사단은 적의 공격을 격퇴하고 수도사단을 마침내 사수하였으며 정부는 공해동 하사의 공을 기리기 위해 1952년 을지무공훈장을 수여하였다.

누구나 앞서 나온 공해동 하사처럼 투철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어렵다. 그렇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를 영웅이라고 부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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