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대표직 사퇴 약속 지켜야
본인 말에 책임지는 행동을
윤리위원장 이미 자격 상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15명이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며 원천 무효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신환 원내대표 등 15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 의원의 발언이 나온 뒤 넉 달이 지나서 뒷북 징계를 내린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이번 징계가 ’추석까지 당 지지율이 10%를 넘지 않으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손학규 대표의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가 터져 나온 직후 결정돼 반대파를 제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치는 정치력으로 풀어야 한다며 손 대표는 윤리위원회를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할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 갈등 수습을 위해 당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의원 15명은 24일 하태경 최고위원 징계 결정과 관련 “손학규 대표가 부당한 징계를 끝내 고수해 당을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상황으로 몰고 간다면 국회의원들은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해온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하 최고위원에 대한 부당한 징계가 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18일 하 최고위원이 손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아 ‘당직 직무정지 6개월’ 중징계를 내렸다.
이들은 “징계 결정이 있기 전 절반이 넘는 최고위원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안병원 윤리위원장 불신임요구서를 당 대표와 최고위원회에 제출했다”며 “불신임요구서 제출과 함께 당헌·당규에 따라 윤리위원장은 자격을 상실한 것이며, 자격 없는 윤리위원장이 내린 징계 결정은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 최고위원의 발언은 민주주의 정신을 저버린 구태 정치인의 일반적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며 “당사자가 네 차례나 사과의 뜻을 밝혔고 손 대표도 이를 수용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국민과 당원에게 선언한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 10% 미만 시 사퇴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고 압박했다.
안철수계 이태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중대한 결단’에 대해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그렇다”면서 “지금이라도 손 대표가 이성을 회복해 민주 정당의 과정과 절차에 의해 본인이 한 말에 책임지고 걸맞은 정치 행위를 하기를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유승민계 지상욱 의원은 “손 대표는 이미 식물 대표”라며 “1996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 ‘노욕을 버리라’고 말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성명에 동참한 의원은 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오신환·유승민·유의동·이동섭·이태규·이혜훈·정병국·정운천·지상욱·하태경(가나다순) 등 15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