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잖아”
“내가 알잖아”
  • 승인 2019.09.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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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자존감은 남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의 ‘진짜 모습’에 의해 만들어진다. 나의 진짜 모습은, ‘내가 알고 있는’ 내 모습이다.

누군가 말했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진짜 자기다워진다고. 아무도 보지 않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하는 행동과 태도가 ‘진짜 자기’라고 말했다. 공감한다.

흔히 우리가 남들과 있을 때 보여지는 모습은 꾸민 모습에 가깝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그 모습은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나오는 모습일 수 있으니, 진짜 날것의 생생한 자기 모습이 아닌 경우가 더 많을 것 같다.

멋있는 사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남에게 잘 보이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잘 보여야 한다. 혼자의 시간,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에 자신의 모습이 보기 좋아야 한다. 그래서 자신이 보기에도 ‘내가 참 멋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사람은 진정 멋진 사람일 것이다.

요즘 이상순 이란 남자가 눈에 들어온다. 이상순이 누구냐 하면 가수 이효리의 남편이다. 그는 이효리와 결혼을 하기 전 대중들이 잘 알지 못했던 사람이다.

처음 이효리가 결혼을 발표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놀라움 그 자체였다. 세련되고 섹시함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그녀가 돌연 결혼을 한다는 것도 큰 이슈였지만, 그의 남편이 될 사람이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고, 흔히 말하는 잘생기고, 멋지게 생긴 남자도 아닌 어떻게 보면 조금은 촌스럽다 할 수 있는 외모를 가진 이상순이라는 남자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요즘 TV를 통해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그런데 그의 생각, 그의 삶의 태도가 참으로 멋있다. 그 사람의 진짜 속은 알 수 없겠지만 그의 말과 행동, 또는 이효리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그의 이야기는 충분히 그가 멋있는 사람임을 알게 해 준다.

사람은 뚝배기 같은 사람이 좋다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왜 이효리가 그를 선택했는지 알게 되었다. ‘효리네 민박’을 통해 보인 소탈하고, 때론 진지한, 그러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그는 괜찮은 사람인 줄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그가 한 말에 ‘참으로 그는 멋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루는 밥을 먹다가 켜 놓은 TV 화면에 그녀가 나왔다. ‘캠핑클럽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핑클의 멤버(이효리, 옥주현, 성유리, 이진)들이 함께 여행을 다니고 있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던 장면에서 운전을 하던 그녀가 멤버들에게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한 번은 스쿠터를 타고 여행을 즐기던 중 다른 멤버들이 나무 그늘에서 쉴 수 있도록 자신은 나무 그늘을 일부러 조금 지나 멈춰 섰다고 한다. 그 순간 자기 자신에게 감동했다고 말한다.

자신은 그런 자신의 행동들이 자존감을 올려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들이 몰라도, 나 자신이 나를 기특하게 보는 순간이 많을수록 자존감이 높아져’라고 멋진 말을 이효리가 말했고, 이 말에 옆에 앉은 옥주현도 ‘사실이야’라고 공감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녀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제법 교육적이고, 또한 감동적이기도 해서 열심히 먹던 밥을 잠시 멈추고 나의 귀와 눈을 그녀의 이야기로 가져갔다. 그 후 그의 남편 이상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과거 언젠가 남편인 이상순과 나무 의자를 만들 때 남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의자 밑바닥을 다듬고 있던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그녀가 “여긴 안보잖아. 누가 알겠어?” 그 말에 이상순은 “내가 알잖아”라고 답하고 묵묵히 작업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영상 속에는 그의 웃고 있는 얼굴과 그가 한 말 “남이 생각하는 나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생각하는 나. by 이상순”이라는 글귀가 시(詩)처럼 멋있게 흐르고 있었다.

맞다.‘어떤 사람으로 보여 지는가?’ 라는 물음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사람인가’라는 물음이다. 겉에게 묻는 삶이 되지 말고, 늘 안에게 물어보는 삶이 되도록 하자. 겉보다는 속이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하자. 그래서 우리 모두 자신이 알고 있는 멋있는 사람을 얘기 해보라고 말하면 자기이름 석자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삶을 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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