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인에 공무원들 진땀
악성 민원인에 공무원들 진땀
  • 정은빈
  • 승인 2019.09.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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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더 달라·음주소란 해결을·틀니값 좀…”
행정복지센터 등 찾아 난동
축구장 조명탑 올라 농성
구청장실서 방화 시도까지

 

한 60대 남성이 지난 6월 17일, 9월 17일 두 차례 동구 율하동 박주영축구장 내 20m 높이 조명탑에 올라 거주지 주변 음주소란 해결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시민 제보
한 60대 남성이 지난 6월 17일, 9월 17일 두 차례 동구 율하동 박주영축구장 내 20m 높이 조명탑에 올라 거주지 주변 음주소란 해결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시민 제보

 

대구지역 각 구청이 일부 주민의 무리한 민원 제기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구 서구지역에서는 한 50대 남성이 3달 전부터 생활비 지원 등을 요구하면서 서구청과 공원 등 곳곳에서 소동을 일으켰다.

25일 서구 비산2·3동 행정복지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민원인 A(56)씨는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22일까지 4차례 센터를 찾아 직원에게 커피와 신문을 갖다 달라고 하고, 이를 들어 주지 않자 “(자신을) 하대했다”, “세금으로 너희만 혜택을 보냐”, “(경찰에 자신을) 신고해라”고 고성을 지르는 등 난동을 부렸다.

A씨는 또 7월 7일과 같은 달 26일 사이 14차례 달성공원 북편 공원과 센터 입구 주변 등에 생선 찌꺼기, 닭 내장, 동물 뼈 등 음식물쓰레기를 뿌리고 직원들이 치우도록 했다.

이 남성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급여·의료급여를 수급하면서 생활비와 쌀, 냉장고, 컴퓨터 등 물품을 더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달성공원 북편에 서구청이 조성한 공원 숲을 지나다 빗물에 미끄러져 다쳤다고 주장하며 치료비 등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센터 직원들은 7월 22일 공무집행 방해로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당일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앞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6차례 대구 시내 공원과 공항, 기차역 등을 폭파하겠다고 경찰에 협박 전화를 걸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2017년에도 경북 봉화역 폭발을 허위 신고한 혐의로 붙잡혀 징역 2년을 살고 지난 5월 출소했다.

비산2·3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더 열악한 형편의 주민도 많은데 계속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를 하니 난감하다. 특히 7월에는 1~2일에 하루꼴로 공원에 음식물쓰레기를 버린 탓에 직원들이 계속 수거를 했고, 다른 주민들도 민원을 넣어 애를 먹었다”고 하소연했다.

대구 동구청과 남구청도 최근 과도한 민원으로 진땀을 뺐다. 한 60대 남성은 지난 6월 17일, 9월 17일 두 차례 동구 율하동 박주영축구장 내 20m 높이 조명탑에 올라 거주지 주변 음주소란 해결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지난 5월에는 또 다른 60대 남성이 조재구 남구청장과 면담 중 여동생 틀니값 300만원을 요구했다 거절하자 구청장실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이려 했다. 그는 조 구청장의 제압으로 방화에 실패하고 도망쳤지만 곧바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112신고 접수 후 A씨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유도했지만 하루 입원 후 본인 요청으로 퇴원했다. 강제 입원도 불가능해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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