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풍광 보고자 흙길, 돌길 할 것 없이 걷고 또 걸었네
매혹적인 풍광 보고자 흙길, 돌길 할 것 없이 걷고 또 걸었네
  • 박윤수
  • 승인 2019.09.26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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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수의 길따라 세계로 아프리카<20> - 남아프리카공화국 4
관광 포인트 ‘테이블마운틴’
360도 회전 케이블카 타고 10분
제주도와 더불어 세계 7대 경관
탁자처럼 평평한 산 꼭대기 특징
아침 햇살에 대서양·시내 반짝
테이블마운틴-1
케이프타운의 대표 얼굴 테이블마운틴. 정상의 평평한 윗면이 탁자같아 테이블마운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망케이블카
테이블 마운틴의 전망 케이블카.
 
라이온스헤드에서테이블마운틴-선
라이온스헤드에서 바라본 테이블마운틴.


테이블 마운틴을 올라가려고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날씨 및 전망케이블카 운행현황을 체크하고 여섯시반 우버택시를 불러서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갔다. 아침 8시30분부터 운행하는 케이블카 시간에 여유 있게 도착하여 티켓팅을 하려는 생각으로 승강장으로 갔다. 7시반인데도 승강장에는 예상 외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이틀 동안 케이블카운행을 기다렸던 관광객들이 몰린 듯하다. 한쪽 줄은 미리 티켓을 예매해서 기다리는 줄이고 현장구매 줄은 백여명이 줄을 서있다. 현장구매줄 뒤에 서서 대기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구매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인터넷예매를 시도해본다. 십여분 버벅되다가 스마트폰으로 승차권 바우처가 날아왔다. 잽싸게 예약구매 줄로 옮겨 케이블카를 타러갔다. 이른 시간임에도 네 번째가 되어서야 탑승할 수 있었다. 360도 회전하는 전망케이블카(탑승 인원 65명)로 정상까지는 약 십여분 정도 소요된다.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들도 많다. 승강장까지는 버스나 승용차로 와서 승강장건물 옆 등산로를 걸어서 약 2~3시간이면 1천86미터 맥클리어스 비콘 테이블마운틴 정상까지 등산할 수 있다. 다음 기회에는 걸어서 올라가 보고 싶다.
 
케이프타운전경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반짝이는 케이프타운 전경.


케이프타운의 대표 얼굴로 바람과 구름의 정원이라고 하는 테이블마운틴은 정상의 평평한 윗면이 탁자같아 테이블마운틴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제주도와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었다. 정상에서는 테이블베이항구(Table Bay Harbour)를 따라 케이프타운의 아름다운 시가지 및 세계문화유산인 로벤아일랜드를 조망할 수 있으며 맑은 날에는 아스라이 케이프포인트(희망봉)를 볼 수도 있다.

케이블카를 내려 길을 따라 테이블마운틴 정상을 걸어 본다. 해발1천m가 넘는 돌산의 틈틈에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바람에 흩날리며 하늘거린다.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정상의 바위들사이에 앉아 숙소에서 아침으로 준비해 온 김밥을 먹는다. 밝은 아침햇살에 비치는 케이프타운의 거리는 반짝인다.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두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케이프타운의 반대방향에는 대서양의 파란 물빛과 테이블마운틴 산자락에 기대어 있는 캠스베이의 아름다운 주택들도 눈에 들어 온다. 동북쪽 방향으로는 라이언스헤드가 그리고 어제 저녁 일몰을 보았던 시그널힐도 한눈에 들어오며 우리나라가 16강에 들었던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경기장도 둥근모자를 쓰고 앉아있다. 두어시간 산책 후 그냥 내려가기가 아쉬워 정상의 카페에 앉아 커피를 음미하며 대서양을 쳐다보며 멍하니 앉아있다. 아쉬움을 남기고 내려오는 케이블카에 몸을 싣는다. 오늘은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테이블마운틴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버스길을 따라 걸어내려와 캠스베이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시그널힐 올라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라이언스헤드로 가는 등산로가 있다.

 
라이온스헤드-1
사자가 엎드려있는 모양과 흡사하다는 라이언스헤드.


사자가 엎드린 듯 ‘라이언스헤드’
입구는 車 진입할 만큼 넓지만
올라갈수록 험준한 돌 투성이길
가파른 길 패스하고 시그널힐로
나무도 변변치 않아 더위에 헉헉


등산로를 따라 라이언스헤드를 오른다. 라이언스헤드(Lion’s Head)는 테이블 마운틴과 시그널힐 사이에 있는 산으로 해발고도 669m이다. 테이블마운틴 국립공원의 일부이며 케이프타운을 알리는 책자나 사진에 테이블마운틴과 함께 소개되는 곳이다. 사자가 엎드려있는 모양과 흡사해 라이언스헤드라고 한다. 등산을 시작하는 길은 넓게 차량도 올라 갈 수 있을 듯한 잘 정리된 비포장길이다. 등산로의 급경사 길을 따라가다 보면 라이언스헤드의 허리를 휘감아 가게되며 올라갈수록 길은 좁아지고 돌투성이의 험한 길이다. 정상이 가까와지면 부스러지는 등산로에 안전난간은 없고 조금은 위험한 돌무더기 너덜사이를 올라가야 한다. 트레킹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오가는 길은 제대로 정비를 하지않아 위험하게 느껴진다. 엉금엉금 기며 올라가다가 위험한 구간은 돌아서가기도 하지만, 특히 정상부분은 가팔라서 조금 앞둔 곳에서 내려가기로 했다. 더운 날씨에 마실 물도 없이 무리한 등산을 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으로 조금 쉬다가 하산한다. 하산 길 라이언스헤드의 중간부분에서 시그널힐(Signal Hill)까지 산비탈을 가로질러 내달렸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에 너덜길을 내려와 시그널힐로 향한다. 흙먼지가 폴폴나는, 햇빛을 가릴 나무조차 변변히 없는 길이다. 시그널힐의 패러장에서는 쉴사이 없이 대서양의 바람을 타고 패러글라이딩이 비상하고 있다.

새벽부터 테이블마운틴을 오른다는 생각에 빠져, 숙소에서 나오면서 트레킹에 필요한 간식이나 생수 한 통조차 준비하지 않았었다. 테이블마운틴을 출발하여 라이언스헤드를 올랐다가 시그널힐까지 걷는 동안 생수 살 곳이 없어 목이 많이 탄다. 시그널힐 못 미쳐 주거지로 내려가 골목의 가게에서 물을 사먹었다. 갈증을 해소하고 여유있게 주택가 골목길을 내려온다. 내려오니 어제 들렀던 보캅지구의 끝이다. 산비탈을 내려와 골목을 돌아서니 알록달록한 보캅의 집들이 눈에 들어 온다.

보캅(Bokaap)은 차별의 아픔을 나타내는 곳에서 평등과 화합의 도시를 상징하는 곳으로 케이프타운을 소개하는 책자, 여행프로그램에 꼭 등장한다. 유색 인종들이 인종차별정책의 폐지를 환영하여 건물을 알록달록 아름답게 칠해서 유명해진 주택가(말레이 이슬람 교도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남아프리카의 주민 구성은 특수하여 백인과 비(非)백인으로 대별된다. 백인은 10%를 차지하며 네덜란드계, 영국계, 프랑스계, 독일계 등이 있고, 비백인은 반투족(아프리카 흑인), 아시아인(인도인,파키스탄인), 컬러드(colored:각종 혼혈인, 호텐토트, 부시먼, 말라야인, 인도네시아인 등)로 나뉜다. 케이프타운에 최초로 정착한 유럽인은 보어인(보어인Boers, 아프리칸스어로 ‘농부’라는 뜻이며 ‘부르’라고 발음)으로 알려진 네덜란드인으로서 그들의 후손이 현재 아프리카인이며, 영어 외에 네덜란드어에서 파생된 아프리칸스어를 사용하고 있다. 반투족은 부족에 따라 호사(Xhosa), 줄루(Zulu), 츠와나(Tswana), 바페디(Bapedi), 소토(Sotho) 등으로 분리되어 있다. 컬러드는 아프리카인과 초기의 백인 이민의 혼혈족, 호텐토트족 등의 후손들인데 주로 케이프주(州)에 거주한다. 아시아계는 19세기에 사탕수수 재식농업 노동자로 이주해온 사람들이며, 주로 나탈주(州)에 거주한다. 종교는 신교도(66%), 가톨릭교도(9%)가 대부분이고 유대교, 이슬람교, 힌두교, 토착신앙을 믿는 주민도 있다. 언어는 영어와 아프리칸스어 외에 9개 흑인부족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보캅을 지나 걸어서 도심 곳곳, 골목골목을 누빈다.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콜라를 사서 그린마켓의 벤치에 앉아 늦은 점심을 한다. 그린마켓 주변에서는 10여명의 남녀 혼성 거리공연단이 아프리카 특유의 율동과 음악으로 북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세번째 들른 그린마켓의 가죽공예점에서 여행기념으로 눈여겨 둔 여권과 지갑을 넣을 가죽으로 된 메신저백을 하나 샀다. 여행할 때마다 여행지의 티셔츠를 사서 집에서 가끔 입고 하는데 이번 아프리카 여행에서는 타자니아 잔지바르에서 우수에 젖은 눈을 가진 사자의 얼굴을 그린 유화그림과 테이블보를 샀었다. 롱스트리트 정류장에서 시티투어버스에 몸을 싣고 워터프론트에 도착 우버택시를 불러 숙소로 향했다. 오늘은 종일 걷기만 했다. 숙소로 돌아오니 케이프탐나 부사장님이 귀한 참치회를 준비해 놓으셨다. 지인이 낚시를 나가서 잡아온 것이라 한다. 갓잡은 참치회에 화이트 와인으로 만찬을 즐긴다. 매일 매일이 파티이다. 아프리카 여행을 하며 제대로 먹지 못하여 몸이 축이 날것이라 생각했었는데 한민민박에서의 따뜻한 보살핌에 특급호텔에서 지내는 것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고, 그 동안 부실했던 영양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었다.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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