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폭락·태풍 피해…경북 사과농가 ‘눈물’
가격 폭락·태풍 피해…경북 사과농가 ‘눈물’
  • 이아람
  • 승인 2019.09.2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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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추석으로 수요 줄고
출하 늦어지며 공급 과잉
20㎏ 한 상자 6천 원대 ‘뚝’
가을 태풍에 낙과 심각
나무도 부러지고 쓰러져
내년 수확까지 줄어들 판
“1년간 애지중지 키워 온 과일 값이 헐값이 된 것도 모자라, 당장 내년부터 줄게 될 수확량이 걱정입니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임상대씨는 26일 제17호 태풍 타파 북상으로 “수 십년간 애지중지 키워온 나무 가지들이 강풍에 죄다 꺾여버렸다”며 망연자실했다.

임씨에 따르면 예년보다 빨리 찾아 온 추석 탓에 대목을 놓쳐버린 사과 값이 폭락했다. 명절 이후께부터 농가별로 사과 공급이 쏟아지는 반면, 소비는 제때 이뤄지지 않아 사과값이 터무니없이 내린 것이다. 지난해 20㎏당 4만~5만 원대에 거래되던 사과값은 올해 6천 원대로 뚝 떨어져 수입이 8분의 1로 줄어들었다.

경북 봉화군 소천면에서 만생종 부사와 중생종 등을 재배하는 이창훈씨는 이번 태풍으로 전체 재배면적의 70%가량이 낙과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그는 “낙과도 문제지만 낙과할 때 옆에 있는 사과에도 상처를 입혀 상품 가치가 대부분 떨어졌다”며 “또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가 내년 봄까지 활착이 안되면 새 묘목을 키워 최소 6~7년 간은 키워내야해 착잡한 심정이다”고 설명했다.

이른 추석 등 영향으로 사과 값이 예년에 비해 반토막 난 점도 농민들을 눈물짓게 하고 있다. 실제로 지역 내 유통되는 사과값은 폭락하다 못해 처분하는 수준이다.

칠성시장에 따르면 작년 20㎏당 18만~20만 원 정도였던 사과값은 현재 최상위 등급인 ‘특품’ 기준 7만 원에 불과했다.

칠성시장 청과 관계자는 “이맘때쯤이면 사과 가격이 20㎏당 최소 10만 원이 넘어야하는데 지난해 최저 수준에도 못미친다”이라며 “추석 이후 사과 소비는 떨어졌는데, 출하는 쏟아져 과수 농가들의 생산비도 안나올 것이다”고 추정했다.

월배시장도 예년 대비 사과 값이 30%가량 떨어졌다. 통상 10㎏당 3만 원대였던 사과값이 올해 2만 원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경북농협은 “이른 추석과 태풍으로 인해 사과 출하시기가 늦어져 공급 물량이 몰리면서 공급과잉 현상과 더불어 명절 후 소비가 둔화돼 시장시세가 하락하고 있다”며 “홍로 10kg 특품 평균 도매가격이 지난해 대비 60%가까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지역 총 사과재배 면적은 2만2천987㏊이다. 이는 전국 총 사과재배면적의 66%정도로, 경북은 사과 1위 생산지로 분류된다. 경북지역은 이번 태풍으로 309㏊면적에 피해를 입었다.

상황이 이렇자 경북도 및 농협, 유통업계 등이 저품질 사과 수매 및 소비촉진행사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시장 내 소비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역 농민들이 정성껏 재배한 사과가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 농가를 돕기 위해 경북 사과 소비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아람·홍하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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