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 잡던 추억에 흔들려
차를 몰고 달려간 남천
징검다리 사라진 자리에서
나 외발의 물새 흉내다
아버지 등에 업혀 건너던 냇물
비틀거리다 물에 빠진 친구
흰 속살 드러내며 철벅거리던
누이의 환영 떠나고 없는 냇가에
흩어졌다 몰려드는 송사리 떼
흔들리는 수면에 징검돌 놓고 있다
돌다리 하나에 달, 돌다리 둘에 달
산 능선에 걸려 있던 달
중천을 향해 뒤뚱뒤뚱 기어갈 때
기억 속 육남매는 오늘도 호젓하다
영문도 모르고 잠시 앉아
투명한 수면을 헛짚던 하늘 까마귀
물살에 떠밀려
그만 앞가슴 젖고 말았던 그곳
◇오상직= 경북 의성 출생, 亞細亞文藝 詩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형상시문학회원, 아송문학회 대구지역장, 세계모덤포엠 작가회, 낙동강문학 동인.
<해설> 소년 적 징검다리 건넜던 추억하며 흰 속살에 철벅거리던 누이의 환영이 오버랩 된다. 그곳에 누이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있다. 제2연에서 시사한다.
그리움은 늘 안주의 이탈로부터 자신을 구원하는 어떤 아쉬움의 발로에서 비롯된다. 투명한 수면을 헛짚던 까마귀가 물살에 그만 앞가슴을 적시듯이….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