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합쳐도 어려운데 지역구만 챙기나”
“힘 합쳐도 어려운데 지역구만 챙기나”
  • 김종현
  • 승인 2019.10.0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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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말 뒤바뀐 ‘예산 간담회’…대구 국회의원에 실망감 고조
“시장 포함 간부공무원 총출동
서울서 숙박하며 준비했는데
신청사 논쟁에 예산 협의 뒷전”
“정권교체 이후 끈도 다 떨어져”
무력한 현실에 공무원들 분통
대구는 정권교체이후 중앙정부 연결끈이 사라지고 중앙부처 공무원들조차 노골적으로 찾아오지도 말라는 상황인 가운데 지난달 30일 열린 지역 국회의원과의 예산간담회가 동네싸움으로 끝남에 따라 대구전체보다 지역구 챙기기에 바쁜 지역 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당 정종섭 시당위원장 등 의원 10명과 대구시 권영진 시장 등 간부 19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강효상 의원은 신청사 유치전에서 탈락한 곳에 대한 청사진을, 곽상도 의원은 현 시청자리에 신축해도 되는데 이전하는 이유를 밝혀 줄 것을 요구했다. 또 곽대훈 의원은 지금은 경제살리기에 나설때라며 신청사 건립 자체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따라 예산논의보다 현안 논의에 간담회 시간의 70%가 집중됐다.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미 신청사 시민설명회까지 끝난 상태에서 결정유보를 요구하는 내용이어서 의원들이 대구전체를 생각하기보다 지역구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대구시 한 공무원은 “국회의원들이 권 시장과 1대 1로 대결하면 현안파악 능력이나 정책비전에서 힘이 모자라니까 단체로 모였을 때 한꺼번에 목소리를 높인 것 같다”며 “신청사가 자기지역에 유치되지 않았을 때 지역구에 가서 말할 변명거리를 찾기 위해 대구시 전 간부가 총출동한 예산간담회를 무위로 날려보냈다”며 격분했다. 또 다른 모 공무원도 “시장을 비롯한 시의 전 간부가 그 전날 서울로 가 숙식을 하며 예산확보에 나서고 있는데 다른 기회를 마련해 할 수 있는 현안토의를 이렇게 꺼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모 간부는 “국회의원이 독립기관인 만큼 현안에 관해 질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회의의 목적이 예산정책협의회인데 너무 현안중심으로 흐른 점이 있다”며 “신청사 선정을 연기할 경우 자칫 선정자체가 또 다시 물 건너갈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특히 최근 대구지역은 정권교체 이후 중앙정부에 끈이 완전히 사라져 지역 출신 인사들이 겨우 한직을 전전하고 있고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대구지역 공무원들에게 아예 찾아오지도 말라고 할 정도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예산확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지자체와 의원들이 설전을 벌여 더욱 지역민들을 실망하게 하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데 연기가 필요한 구체적 내용도 없는 것 같다”며 “늘 그랬던 것처럼 정치권의 자기 이해에 따른 해프닝에 불과해 논평할 거리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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