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검찰을 검찰에 고발하는 이상한 나라
여당이 검찰을 검찰에 고발하는 이상한 나라
  • 승인 2019.10.0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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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집권 여당이 검찰을 검찰에 고발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친여 성향의 한 진보 시민단체는 조국 법무부장관 부부를 뇌물수수로 고발하기도 했다. 어제는 악천후 속에서도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국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조국 사퇴’ 시국선언을 한 교수도 1만명을 넘었다. 그래도 조 장관은 끄떡 않고 장관 자리에 버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던 것처럼 정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되고 있다.

윤석열 검찰의 조 장관 관련 수사에 대해 그동안 줄기차게 검찰을 비난해 왔던 더불어민주당이 그저께 조 장관 수사 검사와 관계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조 장관 수사팀이 피의 사실을 누설하고 공표했다는 것이다. 불과 두 달 남짓 전에 대통령이 임명했고 민주당 자기들도 그렇게 침이 마르도록 극찬했던 윤 검찰청장을 고발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집권 여당이 검찰을 검찰에 고발한 것도 들어보지 못한 일이다.

어제는 서울에서 일반 시민과 자유한국당, 시민단체, 10여개 대학생 등 엄청난 인파가 조 장관과 문 대통령을 규탄하는 범국민적인 동시다발 집회를 열었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최순실씨 등을 고발했던 진보 성향의 한 시민단체는 ‘66억 뇌물수수’로 조 장관 부부를 검찰에 고발했다. 경실련 박상민 위원장은 ‘조국 때문에 사회가 분열됐다’며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대학교수들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절대 다수 국민이 분노해 규탄하고 있는 데도 조 장관은 사퇴 의사가 없다. 얼마 전만 해도 그는 부인이 기소되면 사퇴를 심각하게 고려해 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는 본인이 기소되고 심지어 유죄판결을 받아도 끝까지 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대법원 판결 때까지 장관직을 유지하겠다는 작정이다. 정말 양심이나 수치심이라고는 전혀 없어 연구 대상의 인물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조 장관 관련 비리 의혹은 정말 끝도 한도 없다. 자고 나면 새롭게 불거지고 있다. 조 장관이나 정권이 권력의 힘으로 의혹을 덮을 수 있는 단계가 이미 지났다. 모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억지로 덮으려 시도한다면 오히려 더 큰 비극이 생길 뿐이다. 조 장관이 버티고 있어 국민 분열로 소모되는 국력이 그 얼마나 되겠는가. 조 장관 본인을 비롯해 대통령과 여권은 시급히 이성을 찾아 단안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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