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영화 알라딘의 아그라바 왕국과 대한민국
[윤덕우 칼럼] 영화 알라딘의 아그라바 왕국과 대한민국
  • 승인 2019.10.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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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지난 5월 개봉된 영화 ‘알라딘’. 우리나라에서만 지금까지 누적 관객 1천255만명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영화 알라딘은 상상 속의 나라 아그라바 왕국에서 일어난 사랑과 모험 그리고 권선징악을 다룬 얘기다. 주인공은 자스민 공주와 좀도둑 알라딘, 그리고 악의 화신으로 묘사되는 권력2인자 자파다.

자파는 자스민 공주와 수시로 대립각을 세우며 왕을 밀어내고 자신이 술탄이 되고자 하는 권력욕에 불타는 인물이다. 자파는 자녀를 위해 표창장을 위조하거나 불법 가족 사모펀드를 조성하지는 않았지만 권력찬탈을 위해 뒤에서 일을 꾸미거나 자신의 특기인 마법을 사용해 술탄을 겁박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누구처럼 공정·정의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그러면서도 자파는 자신이 바라는 건 아그라바의 영광뿐이라 강조한다. 자스민은 그런 자파에게 넌 너의 영광을 바라는 것일 뿐이며 그를 위해 자신의 백성들을 짓밟을 것이라 분노를 터뜨린다.

영화 내내 자파는 그의 부하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알라딘을 꾀어 위험에 빠트리는 등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사람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며 자신의 앞길을 막는 것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거하려 든다.

하지만 자스민 공주는 달랐다. “왕족은 밑바닥 백성이 행복한 만큼 행복할 수 있다”는 돌아가신 왕비, 어머니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산다. 늘 백성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들의 삶을 항상 걱정한다. 이러한 자스민 공주를 보면서 관객들은 깨닫게 된다. 그녀 자신이 술탄이 되고자 하는 것은 누구보다 아그라바의 백성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한 정치를 펼치기 위함이라는 것을….

자스민 공주와 자파, 두 캐릭터의 명확한 대비는 관객에게 리더의 자질이란 과연 무엇인지를 느끼게 한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리더와 자신의 이익과 사리사욕을 앞세우는 리더,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는 리더와 국민을 도구로 생각하는 리더.

영화에서 자스민 공주는 여성 평등과 후계자로서 자신의 정치적 권리를 주장하며 술탄이 되겠다고 당당히 말한다. 그녀의 확고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여의치 않다. 자신은 누구보다 백성을 사랑하며 술탄이 되기 위해 평생을 준비했고 기회를 준다면 잘해낼 수 있다 호소하는 자스민 공주에게 아버지조차 너는 술탄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 왕궁 수천 년 역사에 공주가 술탄이 된 적은 없었다.”라고….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기도 힘든데다 마법사이자 아그라바의 2인자인 ‘자파’ 역시 자스민을 무시하며 여태껏 그래 왔던 것처럼 국가의 일에 끼어들지 말고 침묵할 것을 요구한다. 그녀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자신은 쉴 틈 없이 준비해왔다고. 그러자 자파가 말한다. “자유를 주면 민중은 반란을 일으킬 수 있죠”라고. 자파는 “공주님, 편히 사세요. 공주님이 (여성은 술탄이 될 수 없다는) 이 오랜 전통을 받아들이고 순명하면 됩니다. 나서서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며 자스민을 겁박한다. 자파가 자스민 공주에게 “침묵하고 조용히 살라!”고 요구하자 자스민은 ‘난 침묵할 수 없어-스피치리스(speechless)’란 노래로 응대한다.

영화 알라딘에 나오는 대사를 보면 지금 대한민국 현실에 딱 맞아 떨어진다.

알라딘이 자스민 공주에게 “매일 난 뭔가 달라질 거라 기대해 보는데 그게 바뀌는 거 같지 않아. 때때로 느끼는 건 내가…”라며 머뭇거리자 자스민은 “갇혀 있다고!”라고 말한다.

지니는 알라딘에게 “돈과 권력은 만족이 없어. 더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되거든.”

“지니 마술은 겉모습 뿐이야. 언젠가는 진짜 모습이 반드시 드러나게 되지.”

알라딘은 지니에게 “우린 자파를 막아야 한다”고 하자 지니는 “일이 쉽진 않을텐데. 술탄이 그를 너무 믿고 있거든. 그 놈이 모두를 바보로 만들어놨어”라고 얘기한다. 그러자 알라딘은 “아마 다는 아닐거야”라고 얘기한다.

알라딘은 “사람들은 보고싶은 것만 봐”라고 말하고 지니는 “거짓으로 더 많은 것을 얻게 되면 더 많은 걸 잃게 될 뿐이야”라고 응대한다.

지금 대한민국을 보면 마치 아그라바 왕국을 보는 듯하다. 한쪽에서는 자파를 물리치려고 발버둥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자파를 지키려고 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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