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쿠바사례 들며 미국 원조·제재 수법" 비난
北신문 "쿠바사례 들며 미국 원조·제재 수법" 비난
  • 최대억
  • 승인 2019.10.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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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신문 “쿠바사례 들며 미국 원조·제재 수법” 비난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시작한 북미 실무회담이 8시간만에 전격 결렬된 가운데 북한은 9일 처지가 비슷한 쿠바 사례를 들며 미국이 원조와 제재를 이용해 다른 나라를 복속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퇴진시키려고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쿠바가 마두로 대통령 편에 서자 쿠바에 추가 제재를 가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야권의 민주주의 회복 노력에 5천200만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9일 ‘제국주의자들의 원조에 대한 환상은 자멸행위’ 제목의 기사에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트위터에 ‘신식민주의, 군국주의, 가혹한 경제제재를 제창하면서 세계를 제패할 야망만을 가지고 있는 정부가 무슨 지원을 한단 말인가’라는 글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디아스카넬 의장이 지난달 26일 올린 이 글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사진이 첨부됐다. ‘야망만을 가지고 있는 정부’는 미국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조선은 이 글에 대해 “한쪽으로는 ‘원조’의 명목으로 저들의 지배주의 목적을 달성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자주적으로 살며 발전하려는 나라들에 대하여 가혹한 경제제재를 끊임없이 감행하며 내정간섭을 일삼는 미국의 교활한 양면술책을 까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조선은 현재 미국과 쿠바가 베네수엘라 문제로 충돌하는 상황을 소개하고서 “제국주의자들의 세계제패 전략에서 원조와 함께 제재도 중요한 수법으로 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조선은 “제재의 몽둥이로 쿠바를 비롯한 자주적인 나라들을 굴복시켜보려고 획책하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는 ‘원조’의 올가미를 흔들며 저들의 지배하에 예속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라며 “원조도 제재도 수법이 다를 뿐 제국주의자들의 지배주의 야망 실현의 한 고리”라고 비난했다.

이런 비난은 쿠바 사례를 언급한 것이지만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부터 최근 북미 실무협상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등 미 당국자들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발전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한 것에 대한 북한의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이 경제발전 지원이라는 당근으로 비핵화를 설득하려고 하지만, 북한은 이런 원조를 제재와 별 차이 없는 “하나를 주고 열, 백을 빼앗아가기 위한 약탈과 예속의 올가미”로 인식하며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발전 노선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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