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을 살려야 대구가 산다
금호강을 살려야 대구가 산다
  • 승인 2019.10.1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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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경북대 초빙교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금호강은 포항 죽장면에서 발원하여 영천, 경산을 거쳐 대구 일대를 감싸도는 본류 길이 118 킬로미터의 강이다. 대구시민의 젖줄이고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다. 팔공산이 대구경북의 역사라면 금호강은 문화라고 할수 있다.

동화사를 품고 있는 팔공산의 역사적 가치는 잘 알려져 있다. 지역민의 젖줄인 금호강의 가치는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 농업용수나 생활용수, 식수를 지역민들에게 공급하는 생명수 기능을 한다. 홍수를 막고 자연 생태와 환경을 보전한다. 도시는 강과 함께 발전한다. 서구 선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주요한 도시는 강을 끼고 성장한다.

21세기, 4차산업 혁명시대에도 강의 가치는 여전하다. 금호강의 식수, 생활 용수, 농업용수, 하천수로의 본래적 가치는 제쳐두자. 금호강의 새로운 가치를 인식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글로벌 시대에 알맞게 업그레이드하자.

첫째 금호강과 수변 구역을 관광 자원으로 개발해야한다. 필자가 과거 프랑스 파리에 살면서 세느강을 자세히 살펴봤다. 금호강에 비하면 폭이나 길이등 규모나 수량이 보잘 것 없는 세느강이다. 많은 유람선을 띄우고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농림부 차관 시절 4대강 개발과 연계해 전국 110 개소의 저수지에 둑 높이기 사업을 하였다. 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으로 2억 4천 만t의 저수 용량 증대를 가져와 홍수조절, 수자원확보, 하천 유지용수 공급 증대를 가져왔다. 하류하천의 수질은 크게 개선됐다. 특히 저수지 주변을 수변 복합공간으로 조성해 관광 코스로 만들었다. 볼거리가 늘어나 관광객을 증가시키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했다. 금호강의 풍부한 수량을 확보하고 주변 공간을 잘 가꾸면 얼마든지 관광 명소화 해할수 있다. 대구와 주변 도시에는 많은 역사문화 유적지가 있다. 금호강을 팔공산과 주변 역사 문화 유적지와 연계한 종합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해야한다.

둘째 금호강의 물을 활용하여 더운 여름 대구의 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할수 있다. 대구는 분지이고 지형적으로 사방이 막혀있다. 지형이 막혀있는 형세를 취하다 보니 더위에 취약해 “ 대프리카” 라는 오명도 쓰고 있다. 대구를 시원한 도시로 만들려면 금호강을 활용해야한다. 강과 물 전문가인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는 금호강의 일정 구역을 막아 물을 가두면 대구의 여름 온도를 2-3도 낮출수 있다고 한다. 금호강 일대를 ‘거대한 수영장‘으로 만들 수 있다. 더운 여름 철 전국의 관광객이 모여들 것이다.

셋째 금호강을 물류의 이동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독일의 라인강도 물류 이동 수단으로 널리 활용된다. 금호강도 서구 선진국의 강에 비해 손색이 없다. 물류 이동 수단으로 현대적 감각에 맞게 발전 시키면 금호강 기능은 크게 업그레이드 된다. 지역 경제도 활성화 될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향후 일본 경제를 발전 시키는 핵심산업으로 관광과 농업을 들고 있다 다만, 대구시민의 취수원 문제를 고려, 댐이나 대형저수지로 취수원을 전환하는 것도 검토돼야 한다.

건설 경기 활성화나 제조업 중심의 개발로 대구경제를 발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부가가치 제고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의문이 들고 4차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2017년 대구 지역 수출액은 72억 달러 정도로 국가 전체 수출액(5737억불)의 1.2%에 불과하다. 2018년에는 80 억 달러 정도이다. 자동차 부품이 12.6%, 산업기계가 10.4%, 직물류가 10.3%를 이룬다. 자동차부품, TV, 섬유류의 수출증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의문이다. 신 산업이라고 주장하는 전기 자동차나 물 산업등이 수출대열에 올라서기에는 요원하다. 중국이 가장 큰 시장이고 미국과 일본도 중요하나 최근 악화되는 한일관계나 한미, 한중 관계를 보면 걱정이 된다. 물적 시설 확충으로 도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른바 ’하드 파워‘보다 ’소프트 파워‘ 가 더 중요한 시대이다. 과거 우리는 외국에서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여 물적 시설을 확충시키는 경제 발전을 추진했다. 지금은 다르다. 지식정보, 과학기술, 문화예술, 관광 오락 등 소프트 파워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야한다.

소프트 파워와 개방 마인드 로 무장한 ‘글로벌 대구‘를 만들어야한다. 그 중심에 금호강과 팔공산등 자연자원이 있다. 지역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 자연 자원을 소프트 파워로 전환시켜야한다. 좁은 세상에 갇혀있지 말고 넓은 세계와 교류한 조상들을 본받아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1,500년 전 신라시대에도 실크로드를 통해 머나먼 페르시아와 교역했다. 인접한 일본, 중국 등 전통적인 주변 국뿐 아니라 유럽, 이슬람권, 미주 등지 사람들이 몰려오게 해야한다. 뛰어난 기개와 화랑도 정신을 지닌 신라인의 후예이다. 지역민들의 글로벌 마인드가 금호강이 가져오는 다양한 콘텐츠와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금호강을 단순히 물이 흐르는 ‘과거의 강‘으로 보지말고, 관광과 물류, 환경과 생태, 대구 경제를 살리는 ’미래의 강’으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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