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가장 무서운 적은 고정관념”
“인권의 가장 무서운 적은 고정관념”
  • 윤정
  • 승인 2019.10.1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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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환 변호사 경북대 특강
“외국인 등 아직 불편 호소
호칭만 ‘장애우’ 듣기 거북”
정상환-경북대서특강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인 정상환 변호사가 10일 오후 경북대학교 행정학부에서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인권의 역사와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한 정상환 변호사는 지난 10일 “검사로서 업무처리를 할 때 가장 중시했던 것이 원칙에 입각한 정의구현이었다. 그러나 인권위에서 일하면서 인권에 대한 가장 무서운 적은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오후 경북대학교 행정학부에서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인권의 역사와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 자리에서 “몇 년 전 미국 뉴올리언즈에 태풍이 왔을 때 흑인이 식품을 들고 가는 것은 ‘식품약탈’이라고 표현하고 백인이 식품을 들고 가는 것은 ‘식품확보’라고 표현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변호사는 검사로서 공직생활을 마치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3년간 재직하다가 지난달 20일 퇴직한 후 인권에 관한 강연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특강에서 그는 “흔히 인권의 개념은 서양에서 발전한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세종실록에 의하면 세종대왕은 노비가 출산하면 출산휴가를 7일에서 100일로 늘렸고 남편에게도 30일을 부여했다”며 “(당시 우리나라는)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인권 선진국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인권은 흑백 간의 갈등과 법정 또는 현장의 투쟁을 통해서 발전돼 왔는데 그 과정의 시행착오와 경험이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는 인권에 관한 한 우리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외국인·여성 등은 아직도 눈에 띄지 않는 차별과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인권위 재직 시 장애인들이 자신을 ‘장애우’라고 호칭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진정을 한 일이 있었다. 진정성 없이 호칭만 ‘장애우’라고 하는 것이 듣기 거북하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미래사회에서 인권의 개념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서도 언급했으며 공유 경제(이미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함께 공유해서 사용하는 협력 소비경제)의 시대에 나누는 삶에서 인권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정 변호사는 대구 능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대구지검 의성지청장, 대구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부장, 수원지검 1차장,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등을 지냈으며 내년 21대 총선 대구 수성갑지역 출마를 염두해 두고 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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