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 바기 규찬이가 방에서 놀다가
방벽에 살짝 머리를 부딛쳤다
으앙_ 하는 울음소리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첫 돌 바기 사촌동생 규빈이가
갑자기 함께 울기 시작했다
규찬이는 그냥 소리만 내고 있는데
규빈이는 눈물까지 주르르 흘리며 울고 있다
놀란 어미들이 달려오고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한참을 달랜 끝에
눈물범벅이 된 규빈이가 울음을 그쳤다
모두에게서 웃음이 터졌다
그런데 주님은 말씀하셨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15)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태복음18:3)
◇박영미 = 경북 청도 출생. 2007년 <사람의문학>으로 등단. 시집 <거룩한 식사>
<해설> 인간이 진리를 깨달은 지는 이미 수천년이 지났다. 석가의 말씀이 그러하고, 예수의 말씀이 그러했다. 하지만 인간은 아직도 그 말씀들에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늘 큰 오류를 행하고 산다. 같이 웃고 울라는 이 지극히 단순한 진리마저 행하지 못하고 사는 현시대 사람들이다. 중동지역에 내전으로 아이들이 죽어가고, 우리 아이들 수 백명이 수장을 당할 때 같이 울어 보았는가? 곁에서 거짓 울음에 진짜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의 마음 같기를 신을 바라고 있지 않은가? -김연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