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 진동·소음 고통 호소
40여 차례 집회 가진 비대위도
“형식적 답만 하는 구청 가혹”
구청 “피해 최소화 위해 노력”
대구 동구 전역에서 대단지 아파트 건설이 한창인 가운데 공사현장 인근 주민들이 소음, 진동, 분진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민원 접수에 그치지 않고 시공사와 동구청을 비판하며 집회를 갖는 등 지자체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신천동 센트럴자이 건설 현장 인근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은 공사가 시작되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공사 차량 출입로가 자녀들의 통학로 가운데 위치해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되는 까닭. 주민들은 시공사와 동구청에 문제를 제기하며 민원을 접수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방촌동 세영 리첼 공사 현장은 주민들의 민원 끝에 행정 처분을 받았다. 인근 주민들은 공사로 발생한 소음, 진동을 견디다 못해 구청에 수십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한 구청은 세영 리첼 공사 현장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소음, 진동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시공사는 주간 주거지역 생활소음 규제기준 65dB(데시벨)을 3차례 초과한 것이 드러나 과태료 처분과 개선 조치 명령 등 행정 처분을 받았다. 세영 리첼 공사현장 인근 주민들은 민원 접수에 그치지 않고 비대위 구성 등 직접 행동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암동 우방 아이유쉘 건설 현장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주민들과의 마찰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비대위를 구성해 지난해 공사현장, 우방 본사, 동구청 앞 등지에서 40여 차례 집회를 가진 바 있다. 이들은 시공사와 구청을 비판하며 지난 8일과 14일 동구청에 모여 목소리 높였다. 여기에 입주 예정자들도 우방에 문제를 제기했다. 시공사에 따르면 아이유쉘의 준공 예정일은 내년 10월인 반면 현재 공정률은 35% 수준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시공사가 기한 내에 공사를 완료할 수 있을지, 공기를 맞추기 위한 무리한 일정으로 부실·날림 공사로 진행되진 않을지 등을 우려하며 시공사에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시공사와 더불어 구청의 소극적인 행정에 불만을 표했다. 공사 현장 인근 주민 박모(50·대구 동구 신암동)씨는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도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오고 문제 해결은 되지 않는다”며 “공사가 끝날 때까지 참고 있으라는 말은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주민들의 민원과 비판의 목소리에 구청은 구민들의 피해 최소화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동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최근 늘어난 공사로 피해 민원을 제기하는 분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구민들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시공사들에 행정 지도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