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도 관중도 없었던 ‘깜깜이’ 평양 축구
중계도 관중도 없었던 ‘깜깜이’ 평양 축구
  • 승인 2019.10.1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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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평양에서 열렸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아시아 2차 예선 남북대결은 네티즌의 평가처럼 중계도 관중도 응원도 골도 없었던 ‘깜깜이’ 경기였다. TV 생중계가 되지 않아 우리 국가 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를 우리가 볼 수 없었고 평양 경기장에는 관중이나 응원도 전혀 없었다 한다. 홈 관중까지 사라진 괴이한 풍경이었다 한다. 영국의 BBC도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더비”라고 했다. 월드컵 축구 역사에서 남을 경기이다.

이번 경기는 29년 만에 성사된 남자 축구 평양 남북대결이었지만 경기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어떤 선수가 어떤 활약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었고 그저 릴레이 문자중계로 ‘0 대 0’ 무승부라는 말만 전해왔다. 우리 축구 대표팀의 북한 도착 모습이나 기자회견 내용, 훈련 모습 등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경기장에는 외국 기자단의 입장도 허락되지 않았다. 이런 일이 과연 21세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의심스럽다.

당초 북한은 우리 응원단 방북에 대해 묵묵부답이더니 대한축구협회 주체로 구성한 남측 취재진의 방북마저 거부했다. TV 생중계에 대해서도 처음 북한은 중계권 국제 가격의 3배에 가까운 중계권료 150만 달러를 책정했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금액을 주겠다고 하자 돌연 태도를 바꾸어 생중계 자체를 거부했다. 이러면서도 북한은 자기들이 자신 있는 20일의 아시아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에는 우리 선수단 등 70여명을 초청했다.

우리 정부나 축구협의 대응도 총체적 부실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초 2차 예선 조 추첨에서 남북 맞대결이 성사되자 정부는 북한의 속내를 파악하지도 못한 채 “선수단 육로 방북, 응원단 파견 등을 추진하겠다”고 오지랖을 떨었다. 김칫국부터 먼저 마신 꼴이 됐다.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도 서로 다른 내용을 발표하는 등 엇박자를 냈다. 축구협회도 정부처럼 북한에 대해서는 말 한 마디 못하는 굴종적인 저자세로 일관했다.

내년 6월 4일에는 한국에서 2차 예선 남북 리턴매치가 있다. 그때 북한이 이번에 한 것처럼 우리 정부가 북한 취재진 입국을 거부할 배짱이 있을 것인가. 정부가 북한에게 이렇게 저자세로 끌려 다니다 보니 평창올림픽에서 북한을 그렇게 환대하고도 냉대만 받은 것이다. 이런 저자세로 나간다면 북한이 더욱 오만해 질 뿐이다. 이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의사를 밝힌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한 공동개최도 언감생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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