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조직의 변신을 위한 학습
학교조직의 변신을 위한 학습
  • 승인 2019.10.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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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북대학교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조직변신(Organizational Transformation: OT)은 조직개발의 혁신적인 방안 중 하나다. ‘변신’으로 정의될 만큼 새로운 조직 정비를 말한다. 주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기업을 중심으로 이야기되고 있으며, 몇 가지 기법들이 조직변신의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 중 놀랍게도 기업에서는 어렵더라도 학교조직에는 훨씬 더 쉽고 적합한 기법이 있는데, 이는 바로 ‘업무조직을 학습조직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학습조직’에 대한 학자들의 정의는 정말 다양하다. 이는 조직마다 다양성을 지녀야 한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대체로 조직 구성원들의 학습을 촉진시키는 활동을 조직의 변화를 촉진시킨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 조직과 비교하면 학습조직은 분명한 차이를 가진다. 학습조직은 효과성과 조직개선의 공유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를 배움에 도움을 주는 시너지 팀으로 여긴다. 조직원 간의 관계는 위계적 구조가 아닌 역동적인 네트워크 구조이며, 그 속에서 긴밀한 협력과 유연성을 강조하는 풍토를 지닌다.

학습조직은 정책의 형성과정을 학습의 과정과 같게 여긴다. 조직원들은 더욱 깊이 공부하면서 정책에 참여한다. 정보를 자유롭게 획득할 수 있으며, 논의와 학습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핵심 인재가 아니더라도 구성원 모두를 위한 자기개발의 기회를 부여하며, 이것이 바로 조직 전체의 이익으로 이어질 것은 믿는 것이 학습조직이다. 특히 학습조직을 구축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인은 개인적 숙련이다. 개인이 진정으로 지향하는 가치를 위해서 자기 역량을 심화시키도록 지원하는 것이 학습조직의 역할이다. 학습을 통한 개개인의 전문성이 낭비되지 않고 조직에 공헌된다는 것이 학습조직의 믿음이다.

실상 ‘학습’이란 교육자들로 구성된 학교조직의 구성원들에게는 아마도 가장 익숙한 방법이다. 또한 자기 역량의 심화를 통한 자연스러운 조직 발전에의 기여는 조직개발의 실현에 있어서 거부감도 줄일 수 있다.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을 이야기하는 학교에서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찾는 것은 실상 우스운 이야기기다. 학교는 교사에게 당장의 어떠한 실적을 내기를 종용하기에 앞서서 교육을 학습하는 그들의 협력적인 과정을 참을성을 가지고 장려할 필요가 있다.

대구시교육청 관내 교직원의 학습을 담당하고 있는 대구시교육연수원의 역할 역시 학교조직의 학습조직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간 다양한 교사의 역량 개발을 위한 과정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형태도 많은 변화가 이어졌다. 이전의 교원연수 운영 방식이 다소 강제적이고 공급자 중심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학습할 수 있는 과정은 탑-다운 방식으로 정해져 내려왔고, 학교당 몇 명 따위의 신청 인원이 정해져 있기 일쑤였다. 학습의 의지가 없는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졌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최근의 연수 과정들은 교사들의 자발적인 학습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이 많다.

어떤 연수에서 교직원들은 배우고 싶은 주제를 바탕으로 배우고 싶은 직원들과 자발적인 동아리를 구성하고, 직접 강사를 선정하여 연수 과정을 신청한다. 학습의 주제 역시 비단 교육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취미활동, 어학 과정 등 넓은 범위를 아우르고, 함께 배우고자 하는 직원도 그 학교 내에 국한하지 않아도 좋다. 선생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외국어회화 멘토링 직무 연수’를 받고, 관심 분야의 깊은 학습을 위한 ‘학습 연구년제 교사들의 국외연수’를 떠나면서 얻게 된 개인의 배움은 학교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미래 플랫폼 활용을 활용한 숙박형 멘토링 직무연수’의 경우 유튜브의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학습에 참여하는 교사는 강사가 제시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학습하면서 학습공간의 제약을 극복한다. 이는 사전학습의 결과 배우고 싶은 내용을 본 연수에 담을 수 있게 하는 도구적 역할도 담당한다. 숙박형으로 진행되는 본 연수는 궁금했었던 학습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대구시교육청이 연수에 참여하는 교사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심지어 숙박시설까지 자체적으로 운영하면서까지 이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사의 자발적 학습이, 이를 통한 학습조직화가 대구교육의 조직개발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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