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영웅 서상돈 삶·정신 조명
대구의 영웅 서상돈 삶·정신 조명
  • 황인옥
  • 승인 2019.10.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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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구대교구 주최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
내달 8·9일 범어대성당
연극-연습장면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 연습 장면.

서상돈 선생
서상돈 선생
좋은 역사는 반복을, 나쁜 역사는 단절하는 것이 역사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서상돈 선생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대구의 영웅이었다. 일제감점기에 일본으로부터 진 빚 약 1천300만원을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해 전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의 구국정신은 IMF 외환위기 때 또 다시 등불처럼 타올라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금 모으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대구의 영웅 서상돈이 연극으로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 서상돈의 삶과 정신을 담은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가 내달 8일, 9일 오후3시 7시에 천주교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열린다. 이번 연극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대구지역 평신도 서상돈의 공적을 언급하면서 연극 제작까지 이어졌다.

이번 공연은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주최하고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와 서울가톨릭연극협회(이하 서가연)가 공동주관한다. 서가연이 연극 창작의 뜻을 대구대교구에 전했고 이동구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 위원장(교구 총회장)도 서상돈 기념 공연의 의미를 높이 평가해 공동 주관하게 됐다. 서가연은 현재 한국가톨릭 교구 중에 공식적으로 등록한 유일한 연극단체이며 평생 연극에만 종사한 전문 연극인 4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역량 있는 배우뿐만 아니라, 대본작가, 연출가, 기획자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서상돈은 1907년 나라가 일본으로부터 약 1천300만 원의 빚을 지게 되자, 김광제와 함께 전 국민이 3달간 담배를 끊어 국채를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을 주창하고 전국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1911년 대구교구가 한국의 두 번째 교구로 설정되었을 때 자신의 소유 땅 3만3천여㎡(1만여 평)을 교구에 기증해 대구대교구 설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가 기증한 땅이 오늘의 교구청, 신학교, 샬트르성바오로수녀원 부지의 일부가 되었고, 생을 다할 때까지 교회와 성직자를 돕는데 헌신했다.

이번 작품의 제목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는 루카복음 5장에 예수가 베드로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것이다’라며 제자로 삼기 전에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는 말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깊은 데로 가려면 한없이 낮은 곳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다.

이번 작품에서는 제목처럼 서상돈이 큰아버지와 삼촌의 순교를 겪으면서 ‘주님의 뜻에 따라 살 것’이라고 약속했던 것을 지켜갔던 그의 삶에 포커스를 맞춘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소주제로 구성된다. ◇서상돈이 보부상으로 출발해 큰 재산을 모은 후 일제의 경제침략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개한 국채보상운동 ◇순교자의 후손으로서 교회에 헌신하는 진실한 교우 등이다.

이번 연극은 가톨릭에 헌신한 서상돈보다 구국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한 서상돈에 집중한다. 종교적인 색채를 걷어낸다는 것. 서상돈의 삶과 정신을 현대의 종교와 삶에 어떤 가치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종교와 시대라는 한계를 초월한다.

이번 연극의 대본은 김석만, 연출은 윤정환이 맡았다. 그리고 서가연 배우들과 대구 지역의 가톨릭 교우 전문 연극인 등 총 20여 명이 출연한다. 연극인 최주봉(대원군 역), 심양홍(고종 역), 구대영(서상돈 청년 역), 유태균(서상돈 장년 역), 남희주(앵무 역) 등이 참여한다. 윤정환 연출가는 “대구의 큰 인물인 서상돈이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하는 내용이 중심이 되는 만큼 대구 시민들의 많은 호응이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석 2만원. 053-250-3057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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