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슈퍼예산 심의, 눈먼 돈 없어야
500조 슈퍼예산 심의, 눈먼 돈 없어야
  • 승인 2019.10.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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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마지막 예산국회의 막이 오른다. 새해 예산안은 올해보다 9.3%(43조 9천억원)늘어난 사상 처음 500조원을 초과한 ‘슈퍼예산’이다. ‘재정 중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180여일 앞둔 시점이어서 선심성 예산이 난무할 우려가 짙다. 국민 1인당 115만원씩 빚을 늘리는 빚더미 예산인 만큼 얼렁뚱땅 심의해서는 안 된다.

국회는 오늘 정부로부터 513조 5천억 원 규모의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 청취를 시작으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는 이미 11월 29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재정확대 효과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팽팽해 12월 2일인 본회의 처리 법정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당인 민주당은 ‘원안 사수’를, 야당이 ‘대폭 삭감’을 벼르는 것은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지금은 확연히 다르다. 민주당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를 이유로 적극적인 재정투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과의 경제적 마찰 등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균형 재정’만으로는 어려워 확장적이고 즉각적인 재정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야당인 한국당은 올해 예산보다 44조원이나 늘린 예산안 편성은 심각한 ‘재정 중독’이란 지적이다. 더욱 슈퍼예산엔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선심성 퍼주기’ 예산도 배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인 25조7천697억원의 일자리예산 등 일부 항목에선 총선대비용 퍼주기라는 의혹이 짙다. 사회간접자본(SOC) 22조 3천억원도 미심쩍다. 따라서 한국당은 예산국회에 철두철미해야 한다. 내년에 빚까지 끌어들여 513조원을 지출하려면 국민 한 사람당 실질 국가채무는 766만7천원 꼴이 된다. 순수 국채발행분만 봐도 이렇게 많다. 무서운 것은 올해 651만원보다 18%나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내년 예산 증가율(9.3%)은 기껏해야 2%대도 안 되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배나 넘는다. 그간 정부예산이 300조원에서 400조원으로 느는 데 6년이 걸렸다. 그런데 현 정부 출범 이후 불과 3년 만에 예산이 113조원 늘면서 500조원을 돌파했다. 내년 국세수입이 0.9% 감소할 전망인데, 지출을 늘려 60조원의 적자 국채를 또 발행해야 한다. 국회가 불요불급한 예산을 찾아내어 과감히 잘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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