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반입 제한 취지는 공감
대안 없는 규제에 아쉬움 커”
시, 쓰레기통 설치 확대 노력
대구시민들의 쾌적한 시내버스 이용을 위해 대구시는 버스 탑승 시 음식·음료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승객들이 음료 반입을 제지하는 기사들과 실랑이를 벌이거나 쓰레기통이 없다는 이유로 정류장에 음료를 버리는 등 문제가 되면서 대구시는 골머리를 썩고 있다.
21일 오전 대구 중구 동인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선 시민들이 저마다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량들이 차례로 도착하자 일부는 마시던 음료를 정류장 벤치나 바닥에 버려두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 내부 음료 반입이 제한되지만 정류장 내에 쓰레기통 미설치로 버릴 곳이 마땅치 않은 탓.
대구시는 지난해 8월 ‘시내버스 탑승 시 불결, 악취 등으로 승객에게 피해를 끼칠 염려가 있는 물품’에 대한 세부기준을 마련했다. 버스 내 반입이 제한되는 물품에는 △뚜껑이 없는 용기에 담긴 뜨거운 음료나 얼음 등 음식물 △뚜껑이 없는 용기에 담긴 치킨, 떡볶이 등 음식물 △여러 개의 일회용 컵을 운반하는 용기 등에 담긴 음식물 △뚜껑이 없거나 빨대가 꽂힌 캔 △ 플라스틱 병 등에 담긴 음식물 등이 있다. 반입 가능한 물품은 △종이상자 등에 포장한 음식물 △뚜껑이 닫힌 플라스틱병 등에 담긴 음료 △따지 않은 캔에 담긴 음식물 △밀폐형 텀블러 등에 담긴 음식물 △보온병에 담긴 음식물 △비닐봉지 등에 담긴 채소, 어류, 육류 등 소량의 음식물 등이다.
시민들은 버스, 정류장 내 쓰레기통 설치 등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직장인 김현찬(31·대구 수성구 황금동)씨는 “버스 내 반입 제한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강제하니 아쉬운 면이 있다”며 “무작정 반입을 금지할 게 아니라 버스 안이나 정류장 인근에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승객들이 납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시는 쓰레기통 설치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대구시에 따르면 3천111개의 버스정류장 중 쓰레기통이 마련된 정류장은 지난해 373개소에서 올해 407개소로 34개소 증가했다. 대구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정류장 내 쓰레기통이 생기면 미관 개선의 효과가 있지만 일부 승객의 흡연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존재한다”며 “쓰레기통 설치·철거에 따른 일장일단이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