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금강산관광 추진 남측·김정일 비판에 靑, "金 발언 분석이 우선"
김정은, 금강산관광 추진 남측·김정일 비판에 靑, "金 발언 분석이 우선"
  • 최대억
  • 승인 2019.10.2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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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후 백두산에 갔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협력의 상징인 금강산관광을 추진했던 선임자들의 '대남의존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는 북한 매체의 23일 보도 이후 청와대는 이날 김 위원장 발언의 의도를 분석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청와대 입장과 대북협의 요청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일단은 (북한이)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 향후 계획이 어떤지 명확히 분석하는 게 먼저일 테고, 협의할 수 있는 부분은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북 협의로 막혀 있는 남북 간 소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느냐'는 물음에는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도 "다만 부인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렇다'라고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을 요청하겠다고 말할 수 없다"며 "어떤 분야에서 어떤 식의 협의가 있을지 당장 답하기 이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일부가 공식 입장을 냈기 때문에 청와대가 다른 입장을 더 추가로 낼 계획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로서는 북측의 의도와 구체적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일단 지금으로서는 언론매체 통해 보도된 것이기 때문에 의도와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북측이 요청을 할 경우에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 남북합의 정신, 금강산관광 재개와 활성화 차원에서 언제든지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비춰 북미회담도 암울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청와대 관계자는 "암울하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처럼 북한 비핵화를 위해 협의하고 협상 의지를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어떻게 될지 북미 당사자가 가장 잘 알겠지만, 미국과 북한이 발신하는 메시지를 무게감 있게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가 평화와 경제협력의 선순환을 언급하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 하루 만에 나왔다'는 지적에는 "시정연설에 대한 호응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남측 관계 부문과 합의해 새로운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는 부분이 대통령 말에 대한 호응인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해금강호텔 등 남측이 건설한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둘러보면서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돼 흠이 남았다'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현지지도하고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들을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들 시설에 대해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 "건설장의 가설건물을 방불케 하는", "자연경관에 손해",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 없다"라는 표현 등으로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지난 16일 백두산 백마 행보를 통해 '웅대한 작전'을 펼 것이라고 평한 기사를 뒷받침하는 발언으로 보여진다.
서울=최대억기자 cde@idaegu.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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