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거울에 갇혀있던 여자
한 남자가 올라탄 후
정색한 정적에 한 번 더 갇혔다
6층에 엘리베이터 멈추어서자
엄마 손잡고 오른 아이가
그 남자와 나의 정적 속에 다시 갇혔다
네모난 공간 숫자 5에 멈추자
할머니보다 지팡이가 먼저 발을 들여놓는다
그때서야 아이가 앵무새처럼 정적을 깨운다
"안녕하세요?"
거울을 보던 여자와 마주 보는 남자
노란 모자 아이와 손을 잡고 선 아이의 엄마,
할머니 그리고 다섯 사람 사이에 세워둔 지팡이는
알 수 없는 어떤 메시지 같다
평화로운가, 우리는 지금?
한 통 속에 갇혀 순번 없이
자문하면서
지하로 내려가는 중
◇김정아 = 경북 상주출생, 대구시인협회 회원, 형상시학회원, 문장작가회원, 시인시대편집위원
<해설> 일상적인 소재를 일상적이지 않게 시를 쓰는 것은 시인의 몫이다. 여기에 변명의 여지는 없다. ‘공감, 한 통 속의’제목이 예시하는 바와 같이 엘리베이터 속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일상들이 시인의 공감각적 관찰에 의해서 새롭게 재현되고 있다. 아름다운 시다.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