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마음은
닿지 못하는 곳이 없다했던가
혹여 눈에 띄면 다칠까
젖은 무명 치마 살포시 걷어 올리고
나무사이 풀숲 헤치며
산등성 너머 오시는가
멀고 먼 바닷길
파도 등에 업혀 오심인가
얼핏 설핏 사라질 듯 머뭇거리며
고깃배 갈매기 친구 하고 오심인가
오늘일까
내일일까?
하마 마음 조이며
그리운 마음 보고픔에
창 너머 목 길게 빼고
발자국 소리에 귀 기울이네
◇靑蘭 왕영분= 월간문학세계 시 부분 신인상(03), 한국문인협회 회원, 강화문인협회 회원, 다산문학 대상, 한국미소문학 대상, 개인시집 : 참나리 사계를 살다, 햇살 한줌의 행복, 속삭임.
<해설> 자우룩이 안개 낀 사이로 는개 살며시 내리는 전경을 바라보는 화자 기원의 마음이 정겹게 다가온다. 그 기원의 마음이 임인들 어떠랴. 하마 마음 졸이며 바라보는 그 마음이 그리움으로 환치되었으니 말이다. 조마조마 내리는 이슬비보다 더 가는 비 오는 날이니 기원의 마음으로 창 너머 목 빼고 발자국 소리에 어찌 귀 기울이지 않겠는가.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