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교무상급식, 더 이상 미룰 일 아니다
대구 고교무상급식, 더 이상 미룰 일 아니다
  • 승인 2019.10.2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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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또 하나의 전국 꼴찌기록을 세우게 됐다. 다름 아닌 고교 무상급식이다. 중학교 무상급식을 전국에서 가장 늦게 시작해 욕을 먹었는데, 고등학교 무상급식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외면하고 있어서다. 고교생 1인당 연간급식비는 대략 100만 원 정도이다. 고교생 2명을 둔 가정이라면 연간 2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남들은 안 내도 되는 돈을 나는 내야할 때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잖아도 청년유출이 심각한 대구다. 고교생마저 대구를 떠나는 빌미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내년도에 고교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해 중학교 무상급식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을 연상시킨다. 지난해도 대구시는 열악한 재정상황을 내세워 미적거렸다. 대구보다 재정적으로 더 열악하거나, 비슷한 상황에 있는 시도들이 일찌감치 무상급식을 시작한 지 한참 지난 작년 11월에야 올해부터 중학교 전학년 무상급식 실시로 입장을 바꾼바 있다. 중학교 무상급식에 대구가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재정이 열악해서라지만 타 시도를 보면 그 말도 설득력이 없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이 23일 성명을 냈다. “대구시교육청만 예산 핑계를 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복지연합이 제기한 재정자립도로 따져 보자. 올해 기준 대구와 재정자립도(51.6%)가 비슷한 대전(46.84%)·부산(56.69%)뿐만 아니라 재정이 더 열악한 강원(28.55%)·전북(26.55%)도 이미 고교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대구시는 할 말이 없게 된다. 재정 탓도 아닌 것이다. 경북도 역시 내년에 152억 원을 들여 고3부터 시작해 2022년까지 고교전체로 확대한다. 고등학교 무상 급식을 안 하는 곳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대구가 유일하다. ‘교육수도 대구’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가.

고교생 급식비는 물론이고 수험료까지 전액 지원하는 지자체도 있고 보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이래저래 대구의 교육복지수준은 전국 최하위다. 포퓰리즘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 밥값을 내고 안 내고에 따라 학생 간의 차별이 존재하고, 일부 학생들이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것 역시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비교육적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무상급식은 피할 수 없다. 예산부족은 핑계일 뿐이다. 권영진 시장과 강은희 교육감의 의지부족이 문제 아니냐는 질타가 그래서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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