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왕벚 바로 알리자”
“제주 왕벚 바로 알리자”
  • 김종현
  • 승인 2019.10.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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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타케 신부’ 대구서 기념식
日 사쿠라 별종으로 기록
“日 학명 한국식으로 변경”
“대구 타케 박물관 만들면
한라산 연계 관광 가능해”
중구청, 스토리텔링 준비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를 전세계 식물학계에 등재한 프랑스 출신 에밀타케 신부의 탄생 146주년 봉정식이 신부가 잠든 대구에서 열리는 등 일제 잔재청산 목소리가 높아 가면서 타케 신부가 재조명되고 있다.

청도에 있는 (사)에밀타케 식물연구소는 30일 대구시 중구 남산동 성유스티노 신학교(교구청 내)에서 에밀 타케 신부의 탄생 146주년 봉정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프랑스 출신 타케 신부는 약관 24세인 1898년 격동기의 조선에 들어와 79세에 대구 남산동에 뼈를 묻었지만 한번도 그의 삶이 규명되지 않았다.

그는 대구에서 교육자로 31년을 지냈고, 제주도에서 선교사와 식물 채집가로 13년을 지냈다. 1908년 제주도 관음사 뒷쪽 해발 600미터 지점에서 왕벚나무를 발견해, 1912년 독일 베를린대학 쾨네 Koehne(1849~1918) 교수에게 표본(채집번호 4638번)을 보내는 등 전세계에 제주도 왕벚나무를 알렸다.

쾨네 교수는 제주도가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최초로 밝혔지만 사쿠라 ‘소메이요시노’의 별종이라고 기록했다. 1901년 도쿄대 마쓰무라 진조박사는 일본 내에서 왕벚나무 자생지를 발견하지 못했는데도 일본 오시마섬을 원산지로 기록했다. 하지만 잇따른 연구에서 마쓰무라의 왕벚나무 채집본의 원 기재문이 허위임이 탄로나 결론적으로 일본에는 왕벚나무 자생지가 없다는 것이 국내 연구진의 학설이다.

특히 왕벚나무의 이름이 ‘프루누스 이에도엔시스 마쓰무’로 창씨개명되어 있어 제주왕벚나무가 일본 재배종 왕벚나무와 다른 종이라면 하루빨리 제대로 된 학명으로 바꾸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남대 생명과학과 박선주 교수가 대구 남산동 왕벚나무의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제주도 한라산의 왕벚나무와 육지 왕벚나무의 유전자가 같다는 결과가 나왔다.

남산동 교구청에는 왕벚나무 5그루가 있는데 2그루(인쇄소 앞, 안익사 앞) 중 1그루는 에밀 타케 신부의 성유스티노 재직 시기에 식재한 것으로 판단된다.

‘왕벚나무에서 생명의 숲을 찾다. 에밀 타케의 선물’이라는 책을 펴낸 정홍규 신부는 “1945년 3월 일본군에 의해 폐교되었던 성유스티노신학교, 성직자 묘지의 에밀 타케 신부, 왕벚나무 5그루, 왕벚나무의 고향은 한라산이라는 사실을 연결해 대구에는 타케 박물관을 만들고 대구와 제주도를 연결하는 에밀 타케 생태관광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부는 “우리나라 팔만대장경의 경판 64퍼센트가 벚나무로 만들어 졌다. 한라산에 자생하는 우량 왕벚나무를 대량으로 육종해 심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며 또한 일본식 벚나무의 학명도 ‘에밀 타케 왕벚나무’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꺼질줄 모르는 지금 한라산 왕벚나무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일본에서 가져와 심은 벚나무 대신 한국산 벚나무 심기 운동이 일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대구시 중구청은 에밀 타케신부 재조명에 맞춰 스토리텔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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